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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안심해"… 현대차·기아, '열관리 기술' 공개한 이유


입력 2024.08.22 17:01 수정 2024.08.22 17:02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현대차·기아, 차량 열관리 신기술 3가지 공개

공조조절 없이도 온도 낮추고 높여주는 기술

전기차 에너지 절약으로 '주행거리 확대'

나노쿨링필름 시공 여부에 따른 온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기아가 에어컨이나 히터 없이도 차 내부를 시원하고,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신기술 3가지를 공개했다. 전기차에서 이 기술들이 적용될 경우 에너지를 절약해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최근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서울시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최대 충전량을 90%로 제한하라는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이로 인해 짧아지는 주행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22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크레스트 72’에서 ‘히트 테크 데이'를 개최하고, 차량 내부의 온도를 조절해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세 가지 기술을 공개하고, 전시물을 마련했다.


이번에 공개한 세 가지 기술은 ▲차량 유리에 부착하면 실내 온도를 크게 낮추는 ‘나노 쿨링 필름’ ▲탑승객 주위의 발열체를 통해 체감 온도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 ▲세계 최초로 48V(볼트) 시스템을 적용해 유리 내부의 금속 코팅에서 빠르게 열을 내뿜어 서리와 습기를 제거하는 ‘금속 코팅 발열 유리’다.


나노 쿨링 필름은 차량 앞유리, 측면 유리는 물론 최근에는 천장까지 유리 면적이 넓어짐에 따라 차량 내부 온도가 높아진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통상 차량에 부착하는 틴팅 필름 대신 부착할 수 있는데, 틴팅필름을 부착한 차와 비교해 나노 쿨링 필름을 시공한 차량의 온도가 최대 1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브박스에 '복사열 난방 시스템'이 적용된 모습 ⓒ현대자동차

겨울철 탑승자의 몸을 빠르게 데워주는 기술인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차량 내부 곳곳에 열을 발생시키는 패드가 부착되는 방식이다. 도어트림, 대시보드, 글러브 박스 등 탑승자와 가까이 있는 내부 곳곳에 복사열을 발산하는 발열체를 적용해 겨울철 승객의 더욱 빠르게 난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기존 공조 시스템과 함께 활용한다면 적정 온도에 도달하는 데 에너지를 17% 절감할 수 있고, 3분 안에 하체에 따뜻함이 전달되기 때문에 탑승객의 쾌적함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상 방지 시스템도 적용돼 각 발열체 모듈에 신체가 닿는 즉시 이를 감지하고 온도를 낮춘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는 차량 전면의 접합 유리 사이에 약 20개 층으로 구성된 금속 코팅을 삽입해 유리 스스로 열을 발생시켜 겨울철 서리나 습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겨울철 영하 18℃에서도 유리 표면의 성에를 5분 내에 완전 제거할 수 있어 기존 내연기관차 공조 시스템과 비교해 약 10% 더 적은 전력으로 최대 4배 빠른 제상이 가능하다.


금속 코팅 발열 유리 ⓒ현대자동차

현대차의 이번 신기술 공개 시점이 주목되는 건 다름아닌 '주행거리 우려'가 확산되는 시점과 맞물린다는 점에서다. 최근 인천 지하주차장 전기차 사고 이후 최대 충전량을 80~90%로 제한하자는 대책이 나오면서 공인 주행거리보다 사실상 훨씬 짧은 '실주행거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차량 최대 충전량을 90%로 제한할 경우 차를 구매할때 500km로 알고 샀던 전기차도 실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450km로 낮아진다. 전기차의 핵심 상품가치 중 하나가 주행거리인 탓에 가능한 한 가장 멀리 갈 수 있도록 차를 개발한 제조사들에게는 비상이 걸린 셈이다.


아직까지 과충전이 화재의 원인이 된다는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마늠, 최근 현대차는 이를 반박하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하기도 했다. 전기차 화재의 원인은 배터리 충전량이 아니라 배터리의 두뇌 역할을 하는 BMS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볼 때, 이날 공개한 열관리 기술 역시 주행거리 우려 해소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배터리 충전량을 90%로 제한하는 대책이 보편화될 경우, 90%의 배터리로도 100%에 가까운 실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한 신기술 3가지 중 현대차·기아는 '복사열 난방 시스템'을 향후 출시되는 신차에 탑재하겠다고 강조했다. 냉방보다 난방이 전기차 배터리를 더 소모하게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히터 없이도 실내를 따뜻하게 해주는 기술의 선적용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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