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정상에 등극, 다시 한 번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울려 퍼졌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펼쳐진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간토다이이치고와 연장 10회 접전 끝에 2-1 승리했다.
처음 결승에 나선 교토국제고는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전까지 교토국제고의 여름 고시엔 최고 성적은 2021년 4강이다.
고시엔에서는 경기 후 승리 팀 교가가 연주된다. 교토국제고 우승 덕분에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는 일본 공영방송 NHK를 타고 전국에 생중계됐다.
1915년 창설돼 일본 고교야구 최고 권위 대회로 손꼽히는 '여름 고시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4000개에 가까운 일본 고교 야구 팀 가운데 단 49개 팀만 출전이 가능하다. 일본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그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교토국제고는 명실상부 '일본 야구명문'으로 떠올랐다.
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동포 단체가 민족 교육을 위해 세운 교토조선중학교를 설립해 개교했다. 1958년 '학교법인 교토한국학원'으로 재편해 한국 정부 인가를 받았고, 1963년 고등학교를 개교했다. 2003년에는 '교토국제중·고교'로 교명을 바꿔 일본 정부에서도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았다.
1990년대 재정난을 겪기도 했던 교토국제고는 2004년 일본 학교교육법 제1조의 인가를 받았고, 이후 한일 양국으로부터 중고등 일관 학교로 인정받아 교토국제중학·고등학교가 됐다. 현재 재학생 65%는 일본인이다.
야구부는 1999년 59명의 부원으로 창단했다. 교토국제고는 최근 들어 전력을 강화시키며 2021년 처음으로 전국대회 본선에 올랐다. 그해 4강까지 오르며 새 역사를 쓴 교토국제고는 3년이 지난 올해,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