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 내고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수긍토록 개혁"
지속가능·세대 공정성·노후 보장
'3대 원칙' 제시하며 정부안 예고
윤석열 대통령이 4대 구조개혁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땜질 처방에 그치지 않는 '근본적 연금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많이 내고 적게 받는' 청년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진행한 국정브리핑에서 "지금 우리 앞에는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개혁과제들이 있다"며 "연금개혁·의료개혁·교육개혁·노동개혁이라는 4대 개혁은 대한민국 생존과 미래가 걸린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금개혁과 관련해 "노인은 가난하고 청년은 믿지 못하는 지금의 연금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성 △세대 간 공정성 △노후 소득보장 등을 '3대 원칙'으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장기간 지속가능한 개혁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기금 소진 연도를 8~9년 늘리는 모수 조정만으로는 안 된다. 보험료율·소득대체율 등 모수 조정과 함께 기금수익률을 높이고, 자동 안정장치를 도입해 연금의 장기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가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며 "그래야 청년들에게 '우리도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오래, 가장 많이 보험료를 내고, 연금은 가장 늦게 받는 청년 세대가 수긍할 수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보험료 인상 속도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산과 군 복무로 인해 연금 가입 기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크레딧을 더 확대하겠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연금개혁이 정치적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면서도 국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책브리핑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에서는 연금개혁에 대해 표가 깎이는 일이라고 생각해 손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행정부는 매 5년마다 10월 말경 연금제도 개선을 위한 종합계획안을 국회에 내도록 돼 있다. 찾아보니 정말 얇은 자료집 하나 정도만 형식적으로 내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 때부터 임기 내에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할 수 있는 충실한 자료를 내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정부 출범 직후부터 광범위한 여론조사, FGI(초점집단 심층면접), 수리분석을 통한 추계 등을 담은, 무려 5600쪽을 작년 10월 말 국회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충실한 자료 제출에도 불구하고 "총선 때문에 (21대) 국회에서 충실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던 것 같다"며 "21대 국회 마지막에 모수조정 방안만 나왔다. 더 근본적으로 논의할 게 많다고 생각해 22대 국회가 시작하면 정부가 안을 내서 국회 논의를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연금과 기타 연금 및 정부 보조금 등이 중첩적으로 작동해 국민 노후소득 확충 효과를 거두겠다는 구상이다.
일례로 기초연금 목적이 서민 및 중산층의 노후소득 보장에 있는 만큼, 생계급여와 기초연금 중복 수령 시 일부 지원금이 삭감되는 현 제도를 손보겠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기초연금은 월 40만원을 목표로 임기 내 인상을 약속드린다"며 "현재 1인 가구 기준 월 71만원의 생계급여를 받는 어르신들은 기초연금을 받게 되면 그만큼 생계급여가 깎인다. 이런 어르신들의 노후 생활 보장을 위해 감액하던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의 가입 형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퇴직연금과 관련해선 "가급적 모든 기업들이 채택할 수 있도록 해 노후소득을 충실히 보장하는 방안으로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연금의 경우 "개인적으로 가입하는 것"이라면서도 "보험회사를 통해 가입을 유도해 노후소득이 중첩적으로, 다층적으로 보장되게 개인연금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구조개혁이라고 다른 연금들을 통합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국민연금과 함께, 어떻게 보면 따로 하는 것이지만,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함께 (개혁)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