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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아너’ 김재환 작가가 써 내려가는 ‘반전’ [작가 리와인드(137)]


입력 2024.08.31 10:34 수정 2024.08.31 10:3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코믹 드라마 ‘소년시대’ 이어

스릴러에서도 입증한 필력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영화 ‘역전에 산다’, ‘계춘할망’, ‘인천상륙작전’ 등 다수의 영화를 각색했던 김재환 작가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로 드라마 집필에 도전했다.


ⓒ각 드라마 포스터

‘계춘할망’, ‘소년시대’에서는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훈훈함을 선사했던 김 작가는 현재 방송 중인 ENA 드라마‘유어 아너’에서는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스릴러의 매력을 구현 중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디테일을 갖춰 높인 완성도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웰메이드 드라마’의 힘을 거듭 증명 중이다.


◆ ‘디테일’로 높인 완성도…반전 흥행으로 쌓는 신뢰


김 작가의 첫 단독 집필작인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 일대의 목표인 온양 지질이 병태(임시완 분)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1980년대 레트로 감성에,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더하는 재미까지. ‘소년시대’는 뚜렷한 색깔로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병태의 성장기를 코믹하게 그리면서도, 10대 청소년들의 세계를 디테일하게 포착하며 때때로 섬뜩함을 자아내는 반전 전개도 있었다.


전학 간 학교에서 전설의 짱 ‘아산 백호’로 오해를 받게 된 지질이 병태가 달콤한 권력의 맛에 취해 우쭐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리는가 하면, 거짓말이 발각된 이후 나락으로 떨어진 병태가 고군분투할 때는 ‘지켜보기 힘들다’는 평이 나올 만큼 리얼한 전개를 선보였던 것이다.


시청자들 또한 ‘소년시대’의 다채로운 재미에 더욱 깊게 빠져들었고, 기대 이상의 흥행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해당 드라마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로 당초 큰 기대를 받으며 시작하진 못했으나 호평 속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입소문’의 힘을 입증한 작품이 됐다.


‘유어 아너’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는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와 아들의 살인범을 쫓는 무자비한 권력자 김강헌(김명민 분),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되기로 한 두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는 이 드라마에서는 살인 사건의 진실을 둘러싼 쫓고 쫓기는 전개가 긴장감을 조성한다.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송판호와 남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그를 옥죄는 김강헌의 물러서지 않는 대결이 ‘유어 아너’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는 것.


여기에 김 작가는 두 아버지의 애틋한 부성애도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더욱 끌어올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사건 은폐를 선택했지만,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송판호의 속내는 물론, 첫째 아들 상혁(허남준 분)을 구하기 위해 죽은 아들의 복수를 포기해야 하는 김강헌의 절절한 마음 등 인물들의 감정을 통해 여느 스릴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유어 아너’다.


이렇듯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완성도 높게 보여주며 ‘반전 흥행’을 거듭 중인 김 작가가 또 어떤 ‘웰메이드’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찾아올지 그의 다음 작품도 기다리지 않을 수 없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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