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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피습당한 일본인 어린이 끝내 사망...中·日관계 급랭 가능성


입력 2024.09.19 20:45 수정 2024.09.19 20:49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지난 18일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일본인 초등학생이 괴한의 흉기에 찔린 일본인 학교 인근 현장. ⓒ 교도/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찔렸던 일본인 어린이가 결국 숨졌다. 반일감정에서 시작된 '혐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류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는 중·일관계가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가지마 요시코 광저우 일본총영사는 18일 등굣길에 피습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던 초등학생(10)이 19일 오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매우 슬픈 일”이라며 “아이의 가족들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주재 일본대사관에는 이날 조기가 게양됐다.


숨진 초등학생은 광둥성 선전의 일본인학교 학생이며 전날 등굣길 교문 앞 200m 거리에서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복부를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남성 중모(44)로만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우리 대사관은 이번 사건에 깊은 비통함과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일본인을 보호하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진상을 규명하며 유사 사건 재발을 방지할 것을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은 앞서 전날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를 초치해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


일본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중국인의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선 중국인 남성이 하교 중인 일본인 초등학생과 엄마, 중국인 스쿨버스 안내원 등 3명을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일본인 2명은 부상을 입었고, 괴한을 저지하려 나섰던 중국인 스쿨버스 안내원은 치료 도중 숨졌다. 중국 당국은 괴한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지만 일본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다.


지난 6월 일본인 모자를 보호하려다 숨진 중국인 스쿨버스 안내원 후유핑씨를 추모하는 글과 조화. ⓒ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 홈페이지 캡처

더군다나 선전시 피습 사건의 경우 1931년 일제가 만주 침략전쟁을 개시한 '만주사변(9·18사변)' 93주년 당일에 발생했다. 중국은 해마다 만주사변 기념일마다 "국치를 잊지 말자"는 뜻으로 주요 도시에서 사이렌을 울리는 등 추도식을 열어왔다.


일본 NHK방송은 "잇따르는 사건에 중국 내 일본인 사회에서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3개월 전 쑤저우시 사건과 이번 사건 모두 일본인을 겨냥한 범행이라면 추가 '모방 범죄'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둥성의 일본인 학교 당국은 당분간 학생 등·하교시 부모가 동행해줄 것을 요청하고 야외에서 큰 소리로 일본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일본 교육부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 12개의 일본인 학교가 있다. 중국 첨단제조업 중심지인 선전에는 3600명의 일본인들이 거주한다.


일각에선 중국이 오랜 기간 학교교육 등을 통해 일본을 비판하면서 애국·역사의식을 고취해왔다는 점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문제 갈등 등에서 일본과 자주 부딪치는 상황이 관영매체 등을 통해 자주 다뤄진 점 등이 일본에 대한 중국사회의 감정에 악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날 노토반도 지진 피해 지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극히 비열한 범행으로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라고 맹비난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정부는 외국인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답변만 내놨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용의자는 이미 현장에서 붙잡혔고 사건은 현재 추가 조사 중"이라며 "중국은 계속해서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 중국에 있는 모든 외국인의 안전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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