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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란’ 강동원이 찾던 ‘좋은’ 이야기 [D:인터뷰]


입력 2024.10.28 11:38 수정 2024.10.28 11:3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대중들이 늘 많이 봐주길 갈망…다만 상업·비상업인지는 신경 안 써.”

‘전,란’은 강동원에게 ‘새로운’ 작품이었다. 임진왜란이라는 혼란의 시기가 배경인 작품은 그간 많았지만, 계급 문제를 화두로 삼은 작품은 드물었다. 몸종 역할을 맡아 머리를 풀어헤친 것도 강동원에겐 생소했다. 넷플릭스라는 새 플랫폼도 같은 듯 다른 경험이었다. 그러나 늘 ‘좋은’ 이야기로 대중들을 만나고 싶다는 강동원의 ‘기준’만큼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생각이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AA그룹

‘전,란’은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 영화가 개막작으로 선정된 것도 놀라웠지만, 공개 이후 강동원이 몸종으로, 박정민이 그의 주인인 양반으로 등장하는 ‘허를 찌르는’ 캐스팅에 ‘새롭다’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강동원은 이 같은 ‘전,란’의 새 시도들에 만족해 출연을 결정했다.


“시나리오 자체가 좀 달랐다. 특히 선조 파트는 보통 대본에선 그 정도로 시간이 주어지진 않는다. 그게 신선하게 느껴졌다. 액션 영화지만, 그 안에 감정들이 느껴지는 것이 좋았다. 계급을 넘어선 우정도 좋았다. 그 속에 담긴 계급 이야기도 좋았다. 노비까진 아니지만, 못 사는 집안 역할은 현대에서 해봤었다. 사극에서 노비 역할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원래 제 성격은 양반과는 잘 안 맞는다. 노비가 더 좋았다. 재밌고, 편하게 했다. 양반을 할 때 오히려 힘들다. 저는 상류층 출신이 아니다. 헛소문이 퍼져서 늘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천민 역할을 위해 억지로 꾸미진 않았다. 머리는 산발을 하고, 얼굴에 때를 묻히기는 했지만 전개상 필요한 분장이었다. 대신 천영의 ‘억울한’ 속내를 잘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평소 시도하지 않던 감정 연기까지 시도하며 천영의 ‘한’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다. 분장 정도만 했었다. 머리는 감독님도 제가 생각한 것처럼 생각하셨던 것 같다. 말했더니 ‘괜찮겠냐’고 하시더라. 감정을 최대한 쏟아내고자 했다. 붙잡혀 와서 종려를 만나는 장면에선 과할 정도로 해보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가 과하게 한다고 해도 실제로 과해지지 않더라. 토해내는 건 1차원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감정을 내면에) 쌓아두는 걸 좋아하는데, 때로는 그 1차원적인 표현이 필요할 때가 있다.”


‘전,란’ 특유의 메시지도, 캐릭터도 색달랐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넷플릭스 작품에 처음 출연하기도 했다. 다만 ‘전,란’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일각에서는 극장 영화가 완전히 저버린 것을 방증한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강동원은 ‘이젠 경계가 무너졌다’며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에서) 창작자들을 존중하는 느낌이 있었다. 조금 더 자유로웠다. 달라진 환경에 대해선 이미 예전 논란이라고 여긴다. 그 이야기가 또 나오는 게 놀라웠다.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 때 나온 논란이 아닌가.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냐. 그 이야기가 다시 나와서 오히려 놀랐다. 아직 그렇게 생각을 할 수 있구나. 제겐 지나간 이야기였다. 그리고 지금은 그 경계 자체가 없다고 여긴다.”


물론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만나는 것은 그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극 액션으로 다소 진입장벽이 예상돼 아쉽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사극의 매력을 전할 수 있어 만족하기도 했다.


“앞서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도 많이 보셨기 때문에 한국 사극에 더 익숙한 분들이 있으셨을 것 같다. 그리고 중동 쪽은 한국 사극을 원래 좋아한다고 알고 있었다. 물론 순위가 더 올라가길 기다리지만, 한국 사극이라는 점에서 쉽진 않겠다는 생각도 한다.”


앞으로도 대중들에게 더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마음도 전했다. ‘전,란’은 대중적인 작품이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확고했다며 객관적으로 작품을 분석한 강동원은 상업영화든, 예술영화든 그 ‘포장지’를 고민하기보단 ‘좋은’ 알맹이로 대중들을 찾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저는 이 작품은 액션 영화라고 여기며 촬영했다. 다만 이번엔 그 액션 안에, 좀 더 깊은 이야기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그걸 완전히 드러내며 그것만 다루는 건 아니다. 액션 안에 녹아있다고 여겼고, 그래서 상업적인 영화라고 생각했다. 내가 한 작품들 중 비상업적이라고 생각한 영화도 있다. ‘가려진 시간’은 정말 상업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고, ‘M’도 손익분기점을 걱정하며 촬영했다. ‘브로커’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예술영화에 대한 갈망이 있는 건 아니다. 그냥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많은 관객들이 보기를 바라고 영화를 만든다. 관객이 많이 들고, 많이 봐주시는 것을 늘 갈망하지만 그게 예술영화든 아니든 그런 건 신경을 안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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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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