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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토레스' 멀어지는 KGM, '믿을 구석' 잡은 르노


입력 2024.11.06 06:00 수정 2024.11.06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KGM '액티언' vs 르노 '그랑 콜레오스' 신차효과 승자는

같은 중형 SUV인데… 내수 실적 희비 갈렸다

토레스 탈만 바꾼 액티언… 하이브리드 모델 부재도 원인

(왼쪽부터) KGM 액티언,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 ⓒ각 사

현대차·기아의 독점 시장에서 올해 모처럼 신차를 출시한 중견 완성차 업체 두 곳의 표정이 갈렸다. 같은 시기에, 동급의 차량을 내놨지만 국내 판매 실적이 크게 벌어지면서다. 쌍용자동차의 저력을 가진 KG모빌리티(KGM) '액티언'과 르노삼성의 역사를 가진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 얘기다.


두 모델 모두 과거를 씻어내고 새 시작점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첫 차였지만, 승부수로 내건 '판매 전략'이 희비를 갈랐다. 최근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유무와 시장에 없던 상품 옵션 등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나란히 출시된 KGM 액티언과 르노코리아 그랑콜레오스의 국내 판매량이 두달 연속 크게 벌어졌다. 액티언은 지난 9월 1686대, 10월 1482대 판매되며 출시 두달 동안 3168대가 판매됐다.


2년 전 출시한 토레스와 '국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로 내수 실적을 겨우 이어오던 KGM에는 선방한 성적표지만, 경쟁사의 활약으로 아쉬움이 커졌다. 르노코리아의 그랑콜레오스가 같은 기간 3900대, 5285대로 총 9285대 팔리며 액티언의 2배를 훌쩍 넘는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두 모델 모두 같은 시기에, 중형 SUV라는 같은 차급으로 출시됐다. 심지어 가격이 크게 오른 현대차·기아를 겨냥해 경쟁력있는 가격까지 갖췄다. 시작점은 비슷한데 액티언은 왜 그랑 콜레오스의 절반도 팔지 못했을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유무가 꼽힌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정체기)으로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아지며 가솔린 모델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액티언이 가솔린 단일트림으로 출시된 것이다.KGM은 아직 전 차종 라인업에 하이브리드를 도입하지 못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의 주력 모델로 하이브리드를 앞세웠다. 르노 그랑콜레오스의 9~10월 총 판매량 9285대 중 하이브리드 차는 9196대로 99% 이상을 차지한다. 가격은 액티언보다 그랑 콜레오스가 소폭 비싸지만, 최고급 트림 기준 약 300만원의 차이로 하이브리드차를 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공략 시장에서도 차이가 있다. 액티언의 경우 준중형 SUV~ 중형 SUV의 중간의 크기로 투싼·스포티지·쏘렌토·싼타페를 아울러 겨냥한 반면, 그랑 콜레오스는 크기를 키워 쏘렌토와 싼타페가 점령한 시장만을 집중 공략한 것이다.


이 시장에서 차의 크기는 국내 소비자들로 하여금 '패밀리카'로서의 적합여부를 가른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싼타페·쏘렌토 두 차량이 기준이 돼버린 '패밀리카' 시장에서 액티언이 소비자들에게 애매하다는 인상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반면 그랑 콜레오스는 싼타페, 쏘렌토와 같은 크기인데 가격은 400만원 가량 저렴하고,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트림을 고를 수 있다. 수입차가 아니고서야 경쟁 모델이 없었던 블루오션을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두 모델은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를 벗어나 양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한 첫 모델들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잦은 모델 체인지가 쉽지 않은 만큼 올해 출시한 신차로 최대한 내수 실적을 유지해야한다는 비슷한 처지에도 놓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향후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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