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대통령이 골프 쳤다고 언제까지 우려먹을 건가?


입력 2024.11.18 07:07 수정 2024.11.18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도청 법카로 집에서 초밥 먹은 이재명이 ‘혈세 골프’ 비난?

“제발 촌티 좀 벗어라”…야당-언론의 위선적 의혹 제기

북한 상황 때문에 안 쳐야 한다면 24시간 대기해야

집무-운동 균형, 정재계 인사 대화가 비상 대기보다 나아

ⓒ 대통령실.

고위 공직자가 골프 쳐서 신문에 나는 나라는 경제 선진국들 중에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이유도 천편일률적이다. 관할 구역에 큰 사고가 났는데도, ‘호화-사치 스포츠’인 골프를 즐겼다는 식이다.


휴일에, 사고가 날지 안 날지 모르는 몇 주 전 예약해서, 운동과 친교를 한 개인 생활을, 공직자 기강 해이로 몰아붙인다. 졸업해야 할 유치한 구태다.


대통령도 쉬쉬하며 골프를 해야만 한다. 야당과 언론은 ‘나리’들이 골프 치나 안 치나 늘 감시하고 있다. 전날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나는 펄펄 살아 있다”고 외친 이재명이 집회에서 ‘혈세로 치는 윤석열 정권의 골프’를 비난했다. 지금이 1980년대인가?


“그들이 즐겁게 황제 골프 치는 돈조차도 우리가 새벽 일찍 만원 버스 타고 나가 피땀 흘려 번 돈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 주자.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

도청 법카로 집에서 초밥 먹고 일제 샴푸 산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 그 법카 사용액이야말로 경기 도민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결제된 것 아닌가?


민주당의 4성 장군 출신 이재명 충성파 최고위원 김병주는 요즘 대통령의 골프 ‘의혹’ 제기에 맛이 들렸다. 연일 골프 타령이다. 대국민 담화-기자회견 이틀 후에도 골프를 쳤다는 걸 견강부회(牽強附會)하면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국민의 분노와 정의를 향한 간절한 외침엔 귀를 막고 골프장에 울려 퍼지는 ‘나이스 샷’ 소리에만 귀를 열었다.”

그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사람이었음에도 이재명의 반일 노선에 맹종, 한미일 연합 군사 훈련을 친일 행위라고 비판하는, 어처구니없는 국가관과 안보관을 보였다.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군대에서 별을 달고 국회의원 금배지를 달았다.


야당과 한 진보좌파 매체는 尹의 ‘부적절한 골프’ 라운드가 지난 8월부터 최소 7차례 이뤄졌으며 때와 장소, 태도가 문제였다는 트집을 잡고 있다. ‘트럼프 대비 연습’은 거짓말이었고, 다른 예약들을 취소시키거나 룰 위반 카트 탑승, 페어웨이 진입 등 행태가 5공식(황제 골프)이었다는 주장이다.


10월 하순의 ‘한국 무인기 관련 북한의 강경 대응 성명’ 같은 건 대한민국에 1년 365일 벌어지는, 지극히 일상적 상황이다. 그들 말대로라면 이 나라 장성들, 대통령, 야당 의원 포함 고위 공직자들은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아야 한다. 그들은 그러고 있는가?


북한을 머리 위에 두고 사는 남한의 우리는 먹을 건 먹고 잘 건 자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것은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다. 비상 대기하는 시늉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전 국민이 매일 긴장하고 살 수도 없고 그러지도 않는다.


이 나라 골프 인구가 1천만 명을 넘고, 전체 인구의 20%가 골퍼라는 통계가 있다. 적어도 70~80년대와는 다르다. 이 개인 생활을 휴일에 공직자들이 하는 걸 죄악시하는 건 코미디다. 시대착오적 관점, 촌티를 제발 버려라.


미국에는 골프광 대통령들이 부지기수다. 아이젠하워는 8년 재임 중 거의 800 라운드를 돌았다. 그러고도 그는 ‘미국 고속도로의 아버지’란 칭호를 얻은 위대한 대통령이 됐다. 미 전역을 동서남북으로 연결 짓는 주간(州間) 고속도로(Interstate Highway) 망을 그가 추진했다.


케네디-클린턴-오바마도 골프 애호가들이었다. 빌 클린턴은 실수 후 한 번 더 치는 기회를 갖는 멀리건(Mulligan) 요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빌리건(Billigan)이란 말까지 생길 정도였다.


트럼프는 실력이 프로에 버금간다는 설이 있다. 이런 고수와 만나기 전에 윤석열이 연습을 하는 건 당연하고 국민들이 응원해 줘야 할 일이다. 이러진 않고 골프 친 게 대단한 스캔들이라도 되는 양 취재와 폭로 방식으로 문제 삼는다. 경제 선진국 타이틀이 무색하다.


대통령이 참모들 외 각계 전문가-리더들을 만나는 일이 나라를 위해 당연하고 중요하다. 골프는 4시간 안팎 서로 얘기를 나누며 하는 운동이다. 국정 운영 아이디어나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대통령이 작업복 입고 24시간 비상 대기만 하면 뭐 하나?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말이었다는 논란은 야당과 언론의 잘못되고 위선적인 골프관(觀) 때문이다. 골프 친 걸 쳤다고 당당하게 말 못 하는 경제 선진국이라니…….


막말 대장 홍준표가 홍수 발생 시 골프로 비난을 받자 홍준표다운 소신 발언을 했었다. ‘당시 대구에는 골프 중 보고받아야 할 만한 상황이 없었으며 자전거 운행자 인명 사고는 무단 하천 진입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괜히 쓸데없이 트집 잡았다고 벌떼처럼 그런다고 해서 내가 기죽고 잘못했다고 할 사람인가?”

그러나 이런 홍준표도 결국 며칠 못 버티고 사과를 해야만 했다. 이게 대한민국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이진곤의 그건 아니지요'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