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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회 인맥 한미 임주현·김방은, 수상한 임대차 계약 진실 밝혀야"


입력 2024.11.26 12:04 수정 2024.11.26 12:04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한미 모녀 측 "적정한 계약" 주장에

형제 측 "의혹 해소해야 하는 건 모녀 쪽" 재반박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한미그룹 계열사 온라인팜의 임대차 계약에 대한 의혹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모녀(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측이 형제(한미사이언스 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에서 수상하다고 지적한 임대차 계약을 두고 "적정한 계약"이라고 반박한 데 이어 형제 측이 재차 "오히려 의혹을 해소해야 하는 건 모녀 쪽"이라면서 "임직원들도 모르게 진행된 계약의 비밀을 밝혀야 한다"고 반박했다.


26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은 입장문을 내고 한미약품 측 주장에 재차 반박했다.


전날 한미약품은 예화랑 건물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에 대해 "여러 지역 임장 활동을 통해 장소를 물색해 봤지만 마땅한 물건이 없었던 상황에서 예화랑 건물을 찾게됐다"면서 "한미그룹이 추진하고자 하는 리브랜딩 전략을 실행하면서도, 한미약품그룹 역사관을 설치해 고객들에게 한미 브랜드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매우 적합한 공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한미약품의 계열사 온라인팜은 임주현 부회장의 지시 아래 올해 초 예화랑 대표와 임대차보증금 48억원, 월세 4억원, 임대차 기간 20년의 임대차계약을 체결, 아직 준공이 되지 않은 건물에 48억원을 선입금했다.


그러면서 한미약품 측은 "법적 리스크를 점검하기 위해, 당시 법무팀과 법무법인(태평양)을 통해 리스크를 점검했다"며 계약의 적법성을 강조했다.


임 이사 측은 이를 두고 "(온라인팜과 예화랑 임대차계약은) 거래조건상 큰 사항은 이미 결정되고 세부만 조정했다"며 "법무법인에서 위험한 계약사항이라며 권고한 수정 제안도 무시하고 체결한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 이사 측은 "곧 준공할 한미타워 바로 뒷건물인 제2한미타워에 한미박물관과 플래그십 스토어를 마련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낼 텐데, 침체된 가로수길 뒷골목에 있는 곳으로 옮긴다니 황당하다"며 "경영난이라면서 가현문화재단을 제2한미타워 로얄층들에 입주시키고, 1000억원짜리 임대차계약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로고도 안 쓰는 온라인팜이 뭐라고 이 큰 계약을 하며 박물관 등을 짓느냐"며 "상장사인 한미사이언스나 한미약품은 이사회나 감사회에 바로 걸리고, 공시 문제가 있으니 한미약품을 임차인으로 추진하다가 계약 직전 비상장사인 온라인팜에 계약을 지시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형제 측은 거래 완료까지도 임직원과 온라임팜 직원들이 계약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모녀 측이 임직원 몰래 외부세력인 김남규 라데팡스 대표와 라데팡스 출신인 권순기 한미약품 전무(법무팀)와 결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이사 측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어떤 제품을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약품 도매상인 온라인팜이 가두소매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외 상품 시장은 거의 없다"며 "업종을 추가하고 회사의 색깔을 바꾸는 전략적인 큰 변화이기 때문에 비전문 경영 오너 몇 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 이사 측은 3년여 전부터 '플래그십 스토어'를 준비했다면 당시 한미사이언스 대표인 임종윤 이사도 모르게 계약을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 임대 조건으로 다양한 안전장치·요구조건을 관철시켰다고 하는데, 예화랑과 같은 연면적(약 2000㎡)의 건물을 신사동 가로수길 중 모퉁이 위치의 좋은 입지에서 임대할 경우, 대략 보증금 16억원·월 임대료 1억5000만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반면, 예화랑은 모퉁이도 아니고 길을 직접 접하고 있지도 않은 위치임에도 보증금 48억원·월 임대료 4억원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이어 "분명한 사업적 목적이 있었고 맞춤형 디자인 설계가 있었다면 해당 목적과 디자인 설계 등을 즉각 명확히 공유해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아야 했다"며 "당시 비딩(계약선점 경쟁)에 참여한 입찰정보를 공개해야 하는데 사내에서 모녀와 라데팡스 외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형제 측과 3인 연합은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 정원 확대와 신규 이사 선임 등 사안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다음 달 19일에는 박재현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다루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한편 이번 계약 이해 당사자들간에 노 관장이 만든 사조직 미래회 인맥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미약품그룹 임주현 부회장과 예화랑 김방은 대표는 과거 노 관장이 주도한 미래회에 이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미래회는 노 관장이 '재계 안주인들의 봉사활동 모임(미래회)' 설립을 제안해 만들어진 모임으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대거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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