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차관 "참담하다…책임 통감"
박안수 육군총장, 계엄 선포 직전
계엄사령관 임무 부여 받아
"명령 따라 정상적으로 하려 노력"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극비리에 진행된 정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언론을 통해 계엄 사실을 인지했고,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조차 계엄 선포 직전 관련 사안을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선호 차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계엄 사실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며 "국민께 일련의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개인적 입장에서 참담하다"며 "매우 슬프고 괴롭다. 국방차관 직책에 있으면서 일련의 행동을 미연에 확인하지 못했고, 또 진행되는 과정에서 막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하고 추후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확인한 바로는 국방부 관계자나 이런 사람들이 사전에 인지하거나 숙지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도 했다.
실제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총장도 계엄 선포 직전에서야 관련 사안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계엄 선포 당일인 "3일 오후 현안으로 (김 전 장관에게) 보고드리는 것이 한 번 있었고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에선 그 시간 조금 지나서 (김 전 장관을 또) 만난 것 같다"며 "한 (오후 10시) 20분쯤, 23분경인데 정확히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휘통제실에서 바로 이어지는 주요지휘관 회의를 계기로 (김 전 장관으로부터) 계엄사령관 임무를 부여받았다"며 "22시 23분경에서 30분 어간인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상계엄 시행을 그때 알았느냐'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오후 10시 30분께 담화를 발표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만큼, 선포 직전에서야 계엄사령관 역할을 맡을 박 총장에게 관련 내용이 전달된 셈이다.
박안수 "흘러가는 과정, 병력 움직임 몰랐다"
하지만 박 총장이 TV를 시청하며 군 병력의 국회 진입을 지켜보면서도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회에 투입된 특수전사령부 인원들은 국방부 장관은 물론 계엄사령관 지휘를 받지만, "지휘소 구성이 안 돼 정상 활동을 못 했다"는 게 박 총장 설명이다. 병력 이동은 윤 대통령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김 전 장관이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취지다.
실제로 박 총장은 '계엄사령관이 명령을 내리지 않았는데 군부대가 출동할 수 있느냐'는 김병주 의원 질의에 "그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장관께 위임받았는지 여쭤봤다"며 "(저는) 빨리 상황실을 구축해야겠다는 쪽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무늬만 계엄사령관이고 모든 지시는 김 전 장관이 한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느냐'는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는 "모든 것을 어떻게 했다는 건 정확하진 않다"면서도 "흘러가는 과정, 병력 움직임을 몰랐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박 총장은 계엄군의 중앙선관위 진입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박 총장은 "군인은 명령이 있으면 임무를 수행하는 게 기본"이라며 "명령에 의해 정상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