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B증권 등 진출 …후발주자도 대기
기관 자금 통해 다수 PF 투자로 리스크↓
안정적 GP 수수료 비즈니스 확대 효과도
국내 증권사들이 기관 전용 부동산 사모펀드(PEF)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지속 중인 가운데 관련 리스크를 분산 할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운용사(GP) 수수료 수익을 노릴 수 있어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출을 제공하는 PEF를 연이어 조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에 부동산 시장에서 브릿지론 등 단기수익만 얻었던 증권사들이 향후 장기적인 투자수익과 운용 보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관 전용 PEF는 증권사가 기관 투자자 등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다. 기존 증권사는 PEF에서 출자자(LP) 역할만을 담당했다. 그러나 기관 전용 PEF에서는 GP 업무도 수행할 수 있다.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지난 3월 NH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기관 전용 부동산 PEF인 ‘NHARA밸류애드 1호’를 설립했다. 해당 펀드 규모는 2000억원 수준으로 농협중앙회ㆍNH농협은행 등 농협금융그룹이 12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나머지는 국내 공제회와 부동산 개발사 등으로부터 조달했다.
이 외에 최근 KB증권도 IMM인베스트먼트와 함께 1200억원대의 1호 펀드를 조성 완료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도 현대차증권이 1호 펀드의 LP 모집을 진행 중이다. 최근 1차 모집을 마쳤고 내년 초 추가로 2차 모집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른 증권사들도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3000억원 규모의 기관 전용 PEF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2000억원 규모의 기관 전용 PEF를 조성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기존 3% 안팎인 부동산 PF 사업의 자기자본 비율을 2028년까지 20%로 상향시킨다고 밝힌 것이 이런 흐름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1조원 규모의 사업장이면 과거 자기자본 300억원으로도 개발할 수 있었으나 이제 2000억원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규모가 큰 사업장의 경우 PEF를 활용해 기관의 투자 자금을 끌어모으려는 증권사들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부동산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GP로서의 수수료는 챙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기관 전용 PEF를 통해 여러 사업장에 투자하는 만큼 포트폴리오가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또 그동안 일부 전문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의 영역이었던 운용사 역할도 할 수 있어 비즈니스 확장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규제 강화로 부동산 PF 관련 출자를 줄일 것으로 보이는 은행권의 빈자리를 증권사들이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조성될 PEF 규모가 약 3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모건스탠리, JP모건 등 글로벌 IB는 대체투자 영역에선 직접 투자 대신 GP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시행 지분 출자부터 PF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부동산 개발 시장 내 존재감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