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6~8%대…전월比 최대 18%포인트↑
美 대러 제재에 급등세…상승 모멘텀에 매수 용이
일각서는 ‘변동성’ 당부…향후 흐름 예측 어려워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국제유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덩달아 오르면서 수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생산업체에 투자하는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은 올 들어(1월 2~14일) 6.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당 ETF의 지난달(12월 2~30일) 수익률이 마이너스(-) 12.25%였던 점을 고려하면 불과 한 달 만에 18.65%포인트나 반등한 셈이다.
같은 기간 ‘KIWOOM 미국원유에너지기업’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해당 ETF는 지난달 -6.23%의 손실이 발생했으나 연초 이후 6.17%의 성과를 거뒀다. 이 외에도 ‘TIGER 원유선물 Enhanced(H·3.14%→8.46%)’와 ‘KODEX WTI원유선물(H·3.52%→8.46%)’ 등이 수익 폭을 배 이상 키웠다.
이는 미국의 러시아 에너지기업 제재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석유 회사 및 러시아산 석유를 수송하는 유조선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이후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다.
뉴욕 상품시장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선물(WTI)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77.50달러로 올 들어 5.98%(2일 73.13달러) 올랐다. 특히 지난 13일 종가는 78.82달러로 지난해 8월 12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5.25%(75.93→79.92달러) 상승했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 13일 종가가 81.01달러로 지난해 8월 26일 이후 가장 높았다.
그동안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중동 등 글로벌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안정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조치가 우크라이나 전 시작 이후 러시아에 가한 가장 큰 제재인 만큼 국제유가가 들썩이는 모양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트레이딩 측면에서 용이한 투자처라고 평했다.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현재 국제유가에 영향을 주는 빅 이벤트가 존재하는 만큼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러시아 수출 제재뿐 아니라 북반구 한파 지속에 따른 난방 에너지 수요 확대도 유가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해당 이슈들이 최근 빠르게 상승한 유가 수준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 지정학적 리스크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당부했다. 향후 국제 유가의 흐름만 보고 투자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공급 증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유가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도 “유가 하락 구간에서 매수하고 급등 구간에서 숨고르기 식의 트레이딩이 필요하지만 국제유가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변동 추세를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동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