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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DNA 이식 '아프지만 필연'...통합사 출범 초읽기


입력 2025.01.16 11:55 수정 2025.01.16 11:56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아시아나·에어서울·에어부산 주총서 대표 선임

조원태 회장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화시켜야"

전문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은 필연적인 수순"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통합 항공사에 대한 임원 인사로 '대한항공 DNA' 이식에 나섰다. 각 사에 대한항공 임원진을 전면 배치하며 인적 통합을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에 더해 통합 LCC(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의 대표 선임까지 마무리된 가운데, 일각에선 과한 구조 조정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한항공 출신의 임원진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전날 대한항공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의 연장선으로 각 사의 결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수장은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이 맡게 됐다. 송 신임 대표는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한국지역본부 여객사업본부장, 모스크바지점장, 미주지역본부장 등을 거친 '항공통'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슬롯 조정과 독과점 우려 등의 과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송 신임 대표는 항공업과 여객 영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인물로 '대한항공 DNA' 이식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송 본부장 외 기업결합 마무리 직후 아시아나항공에 앞서 파견됐던 조성배 자재 및 시설 부문 총괄(전무)과 강두석 인력관리본부장(전무)도 아시아나항공 부사장에 올랐다.


이날 정병섭 상무와 김중호 수석부장도 각각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대표로 선임됐다. 정 신임 대표는 2017년부터 대한항공 워싱턴 지점장과 미동부 지점장을 차례로 역임했다. 2022년부터 대한항공의 스케줄운영부를, 2024년에는 여객영업부를 담당해 온 정 신임 대표는 사내에서 다양한 보직을 경험한 인물로 꼽힌다.


김 신임 대표 역시 1991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오랜 시간 다양한 보직을 역임한 만큼 대한항공 색채 입히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각 사에 배치된 대한항공 출신 CEO 등 경영진은 합병에 맞춰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후 아시아나항공 임원 아래의 주요 보직부터 대한항공 인사들이 순차적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원유석(단상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의장이 16일 열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아시아나항공

다만 일각에선 대한항공의 이같은 인사가 '포용'보단 '각 사 흔적 지우기'의 성격을 띄고 있어 과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 섞인 지적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당초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전날 이뤄진 아시아나항공의 15명 규모 인사에서 13명이 대한항공 출신으로 채워졌다. 재무·인사 등 업무가 중복되는 부서는 대한항공 측 인사로 물갈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테스크포스(TF)팀을 꾸려 안전, 인사, 재무, 운항, 정비 등 주요 부문 임원급 파견 인사를 우선 단행한 만큼 대규모 인적 쇄신이 진행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통합 항공사 서비스의 기준은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며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굳건히 지키면서 조직, 시스템, 업무 관행까지 모두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강력한 인적 쇄신은 필연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피인수 기업들을 보면 대한항공을 뛰어넘을 만큼 제대로된 경영을 보여주진 못했기 때문에 전면적인 구조조정 등 인적 쇄신은 필연적인 것"이라면서 "이러한 조정이 있어야 진정한 쇄신일 수 있기 때문에 예상가능했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기업 간의 통합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닌 만큼 강도 높은 쇄신을 통해 '대한항공 DNA'가 빠르게 이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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