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음력설 관련 행사를 진행하면서 한국의 전통춤인 부채춤을 중국 전통춤으로 소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인도네시아 반둥 한 기관이 설 행사 홍보물에 부채춤을 추는 사진을 사용하며 '중국 전통 댄스'(Chinese Traditional Dance)라고 소개했다"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반둥 한인회 회장이 해당 기관에 항의해 SNS에 포스팅된 홍보물은 다 삭제됐다"라며 "이 같은 사실은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의 제보로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음력설에는 뉴욕 차이나타운 대형 퍼레이드에서 중국인들이 부채춤을 선보였고, 같은 시기 미국프로농구(NBA) 덴버 너기츠 홈구장에서는 '중국 댄스팀'이라고 소개하며, 중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역시 여전히 부채춤을 '중국 민간 전통무용'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세계 곳곳 '중국설' 표기를 '음력설'로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인들이 부채춤을 중국춤으로 오해하는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라며 "우리 부채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글로벌 홍보 캠페인을 앞으로 더 다양하게 펼쳐 나가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측이 부채춤을 두고 자국의 전통이라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수년 전부터 한복이 중국 명나라 때 입던 '한푸'에서 유래됐다며 자신들이 원조라고 주장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또 아리랑·부채춤·판소리 등 한국 문화의 기원이 자국에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1954년 원로 무용가 김백봉이 첫선을 보인 '부채춤'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군무로 공연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1992년 명작무로 지명됐으며 2014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