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등급전망도 ‘안정적’ 유지
기재부 “견고한 한국 경제 신뢰 재확인”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6일 한국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와 국가시스템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피치는 “견고한 대외건전성,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 및 수출 부문의 역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정치적 교착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 성과, 재정건전성 등이 악화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피치는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 위축, 미국 신정부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서다.
2026년부터는 소비 및 설비·건설 투자의 개선에 힘입어 성장률이 2.1%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의 경우 지속적인 재정수입 회복 및 지출 통제 노력에 따라 작년 GDP 대비 1.7%에서 올해 1%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한편, 금융시장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역시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대응과 구조조정 노력에 힘입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올해에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높은 수준(GDP 대비 4.5%)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GDP 대비 23%(피치 자체추정)에 달하는 순대외자산이 견고한 대외건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북 리스크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대남 적대 발언 등이 지속되면서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 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북러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한국 경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이번 결과가 발표돼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는 2월 11일부터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해 피치, 무디스,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한국 신용등급 담당자들을 만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