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
부실 규모·비중 줄었지만, 2금융권 토담대 연체율 급증
상반기 4.7조 추가 정리…올 상반기 중 제도 개선 방안 확정
지난해 12월 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규모와 비중이 축소됐다.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까지 추가로 4조7000억원을 정리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은 19일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부동산 PF 3차 사업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3차 사업성 평가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02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8조1000억원 감소했다.
이 중 정리·재구조화 대상인 유의·부실우려 여신은 19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22조9000억원) 대비 3조7000억원 줄었다.
전체 PF 익스포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9%에서 9.5%로 축소됐다. PF 사업 완료와 유의·부실우려 여신 등을 대상으로 정리·재구조화가 이뤄진 영향이다.
금융권 PF 대출은 총 128조1000억원으로 연체율은 3.42%로 조사됐다. 전분기 대비 0.08%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다만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 상호금융의 토지담보대출 18조4000억원에 대한 연체율은 21.71%로 전분기(18.57%) 대비 4.14%p 올랐다. 사업장 부실화 등으로 연체액이 늘어나서다.
4분기 신규 PF 취급액은 17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조3000억원 늘었다.
1차 평가 때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된 여신 20조9000억원 중 지난해 말까지 총 6조5000억원이 정리·재구조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공매, 수의계약, 상각 등을 통해 4조5000억원이 정리됐고, 신규자금 공급·자금구조 개편을 통해 2조원이 재구조화됐다. 이에 따라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9%p, 연체율은 2.0%p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재구조화·정리 완료 여신 6조5000억원 중 주거 사업장 여신은 총 3조7000억원으로 향후 4만7000가구의 주택공급 촉진 효과가 기대된다"며 "잔여 사업장 정리가 원활히 진행되면 약 9만2000가구의 주택공급이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사업장 정리·재구조화 작업을 위해 정보공개플랫폼 매물정보를 확대하고 나섰다.
현재 14개 사업장(5000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형 사업장 11곳(1조3000억원)에 대한 매매계약 체결도 진행 중이다.
당국은 오는 26일 시장 참여자가 희망하는 물건을 선별해 맞춤형 매각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PF 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사업자 보증료 우대, 책임준공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PF 사업의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사업장에 대해 사업자 보증료를 할인한다.
책임준공의 연장 사유를 확대하고, 배상범위도 책임준공 기한 도과 일수에 따라 비례적으로 채무를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책임준공은 PF 대출 시 영세 시행사를 대신해 시공사가 기한 내 준공을 보증하는 제도로, 이번 제도 개선으로 시공사의 부담을 완화했다.
금융권 건전성 제도 개선 방안과 관련해서는 업계 협의 등을 거쳐 올 상반기 중 세부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PF대출 연체율 하락세, 신규 PF 자금공급 증가, 정리·재구조화로 부동산 PF 연착륙이 이뤄지고 있다"며 "부실 사업장 재구조화·정리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저축은행 등 금융업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