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가중부실자산 1조7699억원
지속되는 불황에 빚 못 갚는 차주 증가
"자본건전성·리스크 대비 중요한 시점
국내 보험사들의 부실자산 규모가 1년새 40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1조8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빚을 못 갚는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보험사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22곳과 손해보험사 17곳의 가중부실자산은 1조7699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4181억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생보사는 7170억원에서 9790억원으로 36.5%, 손보사는 6348억원에서 7909억원으로 24.6% 늘었다.
가중부실자산은 보험사의 건전성 평가 지표 중 하나로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되는 자산 건전성 분류에서 하위 3단계에 속하는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자산들을 더한 값이다. 즉 향후 돌려받기 힘든 대출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생보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이 2805억원으로 보험사 통틀어 가중부실자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삼성생명 1659억원 ▲신한라이프 865억원 ▲교보생명 800억원 ▲NH농협생명 599억원 ▲미래에셋생명 41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손보사 중에서는 DB손해보험이 1428억원으로 가중부실자산이 가장 많았다. 뒤이어 ▲메리츠화재 1406억원 ▲롯데손해보험 1332억원 ▲현대해상 1042억원 ▲KB손해보험 867억원 ▲삼성화재 76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의 부실자산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경기 불황이 지속된 영향이 자리잡고 있다. 이 때문에 빚을 못 갚는 취약차주들도 늘어나는 형국이다.
지난해 말 보험사의 대출채권은 26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가계대출은 135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7000억원 늘어난 반면, 기업대출은 133조8000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조3000억원 줄었다.
보험사의 부실채권비율은 0.64%를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0.10%포인트(p) 감소했다. 그러나 가계대출 부실채권비율은 0.54%로 같은 기간 0.17%p 상승했다. 기업대출의 경우 0.68%로 0.23%p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그 영향으로 대출 부실이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본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비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