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와의 성과급 격차·대표의 비상경영 언급에 내부 반발↑
“구조조정 아니다”…회사 측 해명에도 조직운영 불만 커져
“최고의 성과와 최하의 대우, 대표의 비상경영 언급”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방산 사업의 호황을 이끈 LIG넥스원이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기대에 못 미친 성과급과 반복된 조직 운영 불만, 여기에 대표이사의 ‘비상경영’ 발언까지 겹치며 조직 내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이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2771억원, 영업이익 23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고 수주잔고는 20조1419억원에 달했다. 최근 2년간 주가는 약 250% 상승하며 외형적으로는 이례적인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작년 임직원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기본급의 105% 수준으로 평균 약 500만원에 그쳤다. 별도 인센티브는 없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기본급 710%+500만원), 현대로템(기본급 500%+1800만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성과급 산정 방식도 불만 요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고정 초과근무수당(OT)을 제외한 기본급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한다. 이에 실수령액은 월급의 90%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신익현 대표가 최근 내부 간담회에서 ‘비상경영’을 언급하며 조직의 긴장감을 주문하자 직원들의 반감이 더 커진 상황이다. 신 대표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한화 방산 계열사와의 협업 갈등 등을 언급하며 긴장감 유지를 당부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은 이를 ‘고통 분담’ 신호로 받아들이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비상경영이라는 표현은 내부 긴장감을 환기하려는 목적일 뿐,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며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만큼 조직 분위기가 방만해지는 것을 막고 올해 투자 확대 기조를 조직 전체가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성과급과 관련해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전 직원에게 균등 배분하는 방식으로, 노사 간 이미 합의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성과급 감소 원인으로 지목된 외환 손실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외환 손실은 영업 외 손실로 분류돼 성과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LIG넥스원은 수출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상 환율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파생상품 거래를 이어왔다. 이 같은 환리스크 관리는 보험적인 성격의 통상적인 조치지만 최근의 손실은 글로벌 정치 불안과 정책 변화 등 복합적이고 예외적인 변수에 따른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수익성이 낮은 사업 수주로 인한 연구 인력 부담 전가, 광기술 연구소 이전 등 주요 결정이 사전 고지 없이 이뤄지는 방식에 대한 내부 불만도 적지 않다. 방산업 특성상 파업이나 쟁의행위가 법적으로 제한돼 있어 구성원들이 불만을 표출하기 어려운 구조도 누적된 피로감을 더하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업계에서는 LIG넥스원의 해외 수출 확대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내부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직 내 신뢰가 흔들릴 경우 인재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내부 신뢰가 무너지면 조직 안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회사의 장기 비전이 구성원들에게도 설득력 있게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