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명수’ 토레스 때문에 첼시 못 남는다?
불분명한 전술로 첼시 이끌기에는 무리
토레스 활용 극대화할 감독이 맡을 듯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로만제국’ 첼시를 창단 첫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려놓은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석코치였던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지난 3월 안드레 비야스-보아스 감독이 해임되자 곧바로 첼시의 지휘봉을 잡았고, 올 시즌 더블(FA컵-챔피언스리그)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에 브루스 벅 첼시 회장은 디 마테오의 정식 감독 임명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벅 회장은 20일(현지시각), 잉글랜드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서 “우리는 챔피언스 리그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한 달간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을 미뤄왔다. 로베르토는 우승이라는 훌륭한 일을 해냈고, 이제 그를 감독으로 임명할지에 대한 선택의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첼시에 남게 될 가능성을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디 마테오 역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우승하더라도 미래가 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팀을 떠나더라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① 전술의 모호함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분명 값진 결과를 얻어내는데 성공했지만 우승까지 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을 남겼다.
특히 FC 바르셀로나와의 4강에서는 1~2차전 내내 일명 ‘10백 수비’로만 일관해 비난의 화살이 쏠리기도 했다. 물론 바르셀로나라는 팀을 상대로 여러 가지 공격옵션을 가질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첼시가 그동안 엄청난 돈을 퍼부어 완성한 선수층을 감안하면 수비 일변도의 전술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게다가 첼시는 이번 결승에서조차 철저히 잠그는 전술로 임했다.
또한 디 마테오 감독대행만의 개성적인 전술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동안 첼시의 정식 감독들은 각자 자신만의 전술을 첼시에 덧입혔다. 무리뉴 감독의 ‘수비형 4-3-3 포메이션’과 안첼로티의 ‘4-4-2 다이아몬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디 마테오는 무리뉴 감독의 전술을 그대로 가져다 썼고, 이에 익숙해있던 선수들은 별다른 적응이 필요하지 않았다. 간혹 리그에서는 최근 대세로 일컬어지는 4-2-3-1 전술을 쓰기도 했지만 결과는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무엇보다 공격을 선호하는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성향을 감안하면 디 마테오의 소극적인 전술은 불합격점이다.
② 페르난도 토레스의 활용 방안
팬들과 선수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무리뉴 감독이 첼시에서 물러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직접 데려온 안드리 솁첸코 때문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솁첸코를 의도적으로 제외했고, 이로 인해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못했다는 핑계로 감독을 갈아치워 버렸다.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다 이적료(5000만 파운드)를 기록하며 리버풀에서 데려온 페르난도 토레스 역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작품이다. 물론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구단주의 의도에 부합하려 노력했다. 다만 결과가 좋지 못했을 뿐이다.
토레스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뒤에서 받쳐주며 침투패스를 찔러줬을 때 극대화된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다. 이는 과거 리버풀과 스페인 대표팀에서 입증된 바 있다. 반면, 빌라스-보아스에 이어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추구한 4-3-3 포메이션에서는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토레스다. 창의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후안 마타가 토레스의 좋은 짝이 될 수 있었지만 그는 중앙이 아닌 측면 공격수로 주로 나섰다.
③ 다음시즌도 이어질 살인 일정
첼시는 리그 6위로 마감했지만 빅이어를 들어 올리며 다음시즌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이로써 첼시는 올 시즌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어리그와 챔스, FA컵, 칼링컵으로 이어지는 지옥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게다가 첼시는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로 올 여름 대대적인 선수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배치해야 하는데 이를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모두 치러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실제로 디 마테오 감독대행은 시즌 막판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첼시는 4위 싸움이 절정으로 치달은 리그 36라운드서, 홈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뉴캐슬에 0-2로 패했다. 급기야 디 마테오는 37라운드 리버풀전에서도 주전 선수 대부분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 1-4 대패를 자처하고 말았다.
결국 리그 6위로 마감한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아니었다면, 유로파리그로 떨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디 마테오 감독대행이 선수영입에서도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대부분의 빅클럽들은 감독의 인맥에 의해 스타 선수들을 데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첼시 역시 무리뉴 감독과 스콜라리, 안첼로티 등이 자신들만의 커넥션을 이용해 지금의 스쿼드를 완성시킨 팀이다. 하지만 디 마테오의 경력은 3부 리그 MK 던스와 웨스트브롬위치에서의 2년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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