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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뻣뻣한 MLB가 끼얹은 찬물에 ‘올림픽 희박’


입력 2013.07.17 14:29 수정 2013.07.18 17:3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버드 셸릭 커미셔너 “시즌 중단 없다” 재천명

정식종목 재진입 위한 국제야구 노력 수포 우려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 연합뉴스

미국-일본-쿠바를 연파하며 ‘전승 우승'으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효했던 2008 베이징올림픽의 영광 재현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희박’ 쪽으로 흐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야구의 본고장이자 거대시장인 메이저리그 탓에 그렇다. 메이저리그 버드 셀릭 커미셔너가 올림픽 기간 중 리그 중단 불가 방침을 재천명했기 때문이다.

17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셀릭 커미셔너는 올림픽 기간 메이저리그 중단이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셀릭 커미셔너는 "추수감사절 기간인 12월1일에도 야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예를 들며 ‘리그 중단’은 논의할 가치도 없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지난 4월 입장과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

MLB 사무국의 이런 자세는 '야구 정식종목 재진입'에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유럽 출신 IOC 위원 등은 야구가 일부 국가에서만 치러지는 데다 긴 경기시간 등의 이유를 들어 야구를 정식종목에서 제외했지만, 사실 가장 큰 원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야구는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올림픽까지 정식종목이었지만 IOC 위원 투표에서 탈락, 지난해 런던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종목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조금씩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 국제야구연맹(IBAF)을 중심으로 여성들이 나서는 소프트볼과 손을 잡아 몸집을 키웠고, 이닝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 7이닝으로 줄이자는 의견까지 내놓은 것은 물론 야구장도 한 경기장만 운영하는 경제적 방안까지 제안했다.

그런 움직임 속에 성과도 나타났다. 야구는 지난 5월3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레슬링, 스쿼시와 함께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에 포함될 최종 후보까지 선정됐다. 하지만 이런 국제 야구계의 노력도 MLB 버드 셸릭 커미셔너 앞에서 모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IOC는 야구의 정식종목 채택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올림픽 기간 중 메이저리그의 중단과 스타플레이어들의 출전을 내걸었다. IOC 자크 로게 위원장은 "야구도 농구와 하키처럼 최고의 선수들이 뛰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셀릭 커미셔너는 “시즌 중단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최정상급 야구스타들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다른 종목에 비해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인기가 높을 뿐, 상대적으로 흥행파워가 떨어지는 야구가 최정상급 스타들까지 빠지게 된다면 경쟁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야구 세계화’를 주창하는 메이저리그가 이렇게 뻣뻣하게 나오는 것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메이저리그가 중심이 되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FIFA가 주최하는 월드컵처럼 4년 마다 열리는 야구 국가대항전인 WBC가 올림픽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비즈니스 면에서도 올림픽 참가 메리트가 없다고 여긴다. 국가별 스포츠 대항전인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보다 리그를 진행하는 게 득이라는 계산이다.

메이저리그라는 거대 골리앗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일본 야구계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대한 압박 카드를 꺼내들기도 했다. MLB 사무국이 야구의 올림픽 복귀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일본에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2013 WBC에는 참가했다.

한편, IOC는 오는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서 열리는 총회를 통해 3개 종목 중 하나를 2020 하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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