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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에 못 나타나는 문재인의 딜레마


입력 2013.08.03 10:39 수정 2013.08.03 10:43        조소영 기자

문의원측 "지금은 나설 때 아니야" 일각선 "무조건 참석해야"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녹음기록물 등 국가기록원 보관물 자료제출' 안건이 가결 처리된 직후 굳은 표정으로 안경을 쓰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당 장외투쟁 현장에 연 이틀 불참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1일 국가정보원(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파행 규탄의 목적으로 장외투쟁 돌입을 선포한 뒤 1일부터 서울시청 광장 앞에 이른바 ‘천막당사’를 짓고 이곳으로 출근도장을 찍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국정원 사건과 관련,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문 의원은 2일 현재까지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이날 오전 11시부터 의원총회를 진행해 문 의원의 등장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지만, 문 의원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불출석했다. 이해찬 의원 또한 불참했다. 친노(친노무현)계의 대표적 인사로는 한명숙·정세균 의원 정도만이 참석했다.

문 의원은 지난 6~7월 동안 SNS와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 사건 및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논란 등 현안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현재는 노 전 대통령의 NLL포기 발언 논란을 밝히기 위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사안을 주도했다가 ‘대화록 실종 사태’라는 문제를 떠안게 되면서 책임론에 부닥친 상태다.

이후 문 의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블로그와 트위터에 대화록 실종 사태와 관련, “혹여 내가 몰랐던 나의 귀책사유가 있다면 비난을 달게 받고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언급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 안팎으로는 이런 문 의원의 장외투쟁 동참 여부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상징성이 있는 만큼 문 의원의 참석은 좀 더 뜸을 들여야 한다”는 측과 “당 소속 의원이라면 무조건 함께 장외투쟁에 참석해야 한다”는 측이 공존하는 것이다.

전자의 입장에 선 이들은 문 후보가 지난 대선 당시 당 대선주자였고, 현재까지 당의 상징적 인물임을 주시하고 있다. 대선주자를 지냈던 인사가 섣불리 장외투쟁에 나섰을 시 입게 될 타격에 대해 우려하는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의 반대 진영에서 제기하는 ‘대선불복’ 프레임에 문 의원이 갇히는 것과 동시에 장외투쟁의 목적이 흐려질 것을 대표적 타격으로 꼽는다.

반면 후자의 입장에 선 이들은 문 의원이 전직 대선주자이기 이전, 한 명의 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시각에서 문 의원이 지난달 31일 장외투쟁 여부를 결정했던 긴급 의원총회에 불참한 것과 같은 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장외집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들에게 눈엣가시다. 특히 부산은 문 의원의 지역구(부산 사상)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참석 여부? "결정된 바 없어"

문 의원의 장외투쟁 참석 여부는 여전히 미정 상태다. 당 측과 문 의원 측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선 조심스럽다. 다만 현재로선 당내 엇갈리는 두 입장 중 전자의 목소리가 좀 더 우세한 편이다.

당 관계자는 2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문 의원이 만약 장외투쟁에 나서게 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국면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중심이 되면 그 결과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인적으로 지금은 (문 의원이 나설)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 측의 한 관계자 또한 “문 의원이 참여하게 돼 만약 분위기가 대선불복으로 쏠리게 되면 민주주의 후퇴, 국정원 개혁과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지는데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불필요한 논쟁이 생길 수 있어 문 의원의 장외투쟁 참석에 대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 측 윤건영 보좌관도 “(문 의원이) 지도부와 자주 통화를 하는 등 소통하고 있지만, 참석에 대해선 결정된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보좌관에 따르면, 현재 문 의원은 지역구가 있는 부산과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 등에서 지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의원은 지난달 25일 같은 당 홍영표 의원의 부친상에 참석하기 위해서 서울에 올라온 때가 가장 최근의 서울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보좌관은 “문 의원은 홍 의원에게 들른 뒤 곧바로 부산으로 다시 내려갔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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