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미혼모’ 꿈꾸는 안도…녹록지 않은 은반
기자회견 열어 다시 한 번 ‘미혼모’ 고충 털어놔
연말 소치올림픽 출전권 걸린 대회 사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한 김연아(23)가 '카리스마 퀸’이라면, 안도 미키(26)는 딸의 생명을 구한 ‘모성애 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젠 ‘미혼모 피겨스타’로 더 유명한 안도 미키가 그동안 차갑고 새치름한 이미지 탓에 거리가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선입견에 불과하다. 껍질을 벗길수록 여린 감성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최근 기자회견에서도 안도 미키의 됨됨이를 엿볼 수 있다.
안도 미키는 지난 5일 요코하마 프린스 호텔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취재진 1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안도 미키는 “딸과 이별하고 싶지 않았다. 주위에서 반대했지만 열심히 설득한 끝에 아이가 생명을 얻었다"며 "내 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궁금하겠지만, 딸 아버지의 가족을 위해서라도 절대 공개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뒤늦게 출산을 털어놓은 배경에 대해선 “주위에 더는 민폐 끼치기 싫어 단독 인터뷰를 자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출산 직후 누군가 나를 미행했다. 마트에 갈 때도 엿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일상생활이 어려웠고 가족도 말 못할 고충을 겪었다”며 “언론에 출산 배경을 소상히 밝힌다면 주변 분들이 피해 입지 않으리라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안도 미키의 허심탄회한 고백 이후 일본 내에선 다양한 시선이 공존하지만 대체로 아쉽다는 분위기다. 특히, ‘무책임한 아버지’를 꼭꼭 숨긴 이유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안도 미키는 딸을 위해서라도 친부 노출을 원치 않는다. 자칫 ‘마녀사냥’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세계 모든 어머니는 위대하다”며 “피겨와 육아를 병행한 슈퍼 미혼모 반열에 오르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출산 때문에 1년 쉰 안도 미키는 연말 개최되는 일본대회에 사활을 건다. 둔해진 경기감각을 끌어올려 2014 소치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일본대회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안도 미키는 출산 직후부터 강도 높은 훈련에 돌입했지만, 전성기 당시 기량과는 거리가 있다는 전언. 미세한 체형 변화와 함께 피겨선수로서 환갑이라 할 수 있는 나이가 걸림돌이다.
‘맞수’ 아사다 마오(23) 건재와 ‘19살 신예’ 무라카미 카나코의 등장도 장애물이다.
안도 미키는 역대 일본대회서 상쾌한 기억이 거의 없다. 2000년대 들어 아사다 마오에 밀려 자존심을 구겼다. 2006년 2위, 2007년 2위, 2008년 3위에 머물렀다. 당시 심판은 안도 미키의 작은 실수도 놓치지 않고 감점 처리했다. 반면, 아사다 마오는 연거푸 일본대회를 석권하며 안방마님 위세를 떨쳤다.
일본대회에서 3위까지만 차지해도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지만, 문제는 역시 1년 공백이다. 안도 미키로선 입상권 진입도 쉽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2013 세계선수권 4위’에 빛나는 무라카미 카나코(20)가 등장했다. 일본 빙상연맹은 일찌감치 아사다 마오 후계자로 낙점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다.
무라카미 카나코는 최근 기량이 급상승했다. 착지 실수가 거의 없어 안정적이다. 게다가 생글생글한 표정은 일본인다움의 전형이다. 성적이 나빠도 관객 앞에서 과장된 미소를 짓는다. 이변이 없는 한 아사다 마오와 무라카미 카나코의 소치올림픽행은 유력하다. 결국, 나머지 한 장을 놓고 안도 미키는 베테랑 스즈키 아키코(28)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빙상연맹은 안도 미키에게 동정여론이 일자 특혜(?)는 없다고 못 박았다. 오히려 1년 쉰 안도 미키에게 완벽한 경기력을 주문했다.
안도 미키는 배려나 핸디캡 없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 다시 발을 들였다. 지금까지의 피겨 인생은 파란만장했고 출산 고백 이후 절정에 치달았지만, 영화처럼 해피엔딩이 될 지는 미지수다. 미혼모로서 딸에게 엄마이자 아빠인 안도 미키의 ‘초인적 힘’이 은반에서도 발휘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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