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이면 신인왕’ 류현진·푸이그 등 불꽃 레이스
NL 수준급 신인 대거출현 ‘신인왕 험난’
푸이그 유력 평가 속 테헤란도 위협적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이 또 진가를 드러내는 피칭으로 폭염에 지친 국내 팬들에게 메이저리그 11승을 선물했다.
류현진은 9일(한국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서 열린 ‘2013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 무사사구 7탈삼진 호투로 시즌 11승(3패)째를 기록했다.
시즌 7승을 차지했던 지난달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 이후 5연승. 포수 A.J.엘리스도 극찬한 완급 조절로 시즌 16번째 퀄리티스타트도 기록했다. 처음으로 원정에서 무자책점을, 평균자책점도 2.99로 끌어내렸다(류현진 방어율 13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10승 7패 ERA 1.91)를 제치고 팀 내 다승 선두로 뛰어 올랐다. 특히, 소속팀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한 최근 8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류현진 등판=승리'라는 공식이 굳어지고 있는 셈.
세인트루이스전에서의 승리는 여러 면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독보적인 득점력 1위를 기록 중인 팀. 그런 강타선을 5피안타 1실점으로 제압했고, 그 1점도 야수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그 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원정경기에서의 호투라는 점도 반갑다.
세인트루이스는 다저스가 이대로 지구 1위를 지킨다면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팀이기도 하다. 그런 팀을 상대로 호투하며 자신감을 충전했다는 것도 다가올 가을잔치를 떠올릴 때, 만족할 만한 성과다.
류현진이 돋보이는 활약을 나타내면서 국내 팬들의 신인왕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에는 굵직한 신인들이 대거 출현, 단 하나뿐인 자리를 놓고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 아메리칸리그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현재 내셔널리그 신인왕 레이스는 4명의 투수와 1명의 타자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4명의 투수는 모두 규정이닝을 채운 상황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한 명의 타자는 독보적인 성적으로 투수들을 위협하고 있다. 4명 모두 아메리칸리그 소속이었다면 신인왕이 유력한 성적이다.
류현진은 현재까지 22경기에 등판해 11승 3패 평균자책점 2.99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141.1이닝을 던지는 동안 118개의 삼진을 잡았고, 16번의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했다. 신인 투수들 가운데 다승은 공동 1위, 투구이닝과 QS 횟수는 단독 1위다.
경쟁자들은 ESPN으로부터 전반기 최고의 신인으로 선정된 마이애미 호세 페르난데스(22경기 132.2이닝 143삼진 14QS 8승 5패 2.58), 세인트루이스 셸비 밀러(22경기 121.1이닝 132삼진 9QS 11승 7패 2.89), 애틀란타 훌리오 테헤란(22경기 137이닝 121삼진 14QS 9승 5패 2.96) 정도다. 하나 같이 류현진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밀러는 앞선 경기에서 타구에 맞아 부상, 한동안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또한, 많은 승수에 비해 퀄리티스타트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현 상태를 감안했을 때, 4명의 투수 가운데 가장 뒤진다고 할 수 있다.
페르난데스는 약한 팀 타선 때문에 승수 쌓기에 불리하다는 단점이 있다. 지금의 평균자책점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여전히 투수들 중에는 1순위로 꼽힐 수 있지만, 승수가 너무 부족하면 감점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경쟁자들이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다면, 그 또한 페르난데스의 기록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투수들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경쟁자는 자주 거론되지 않았던 테헤란. 4월의 출발이 매우 나빴던 테헤란은 5월 이후만 놓고 보면 2.40의 평균자책점으로 8승(5패)을 기록, 신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피칭으로 승수를 쌓고 있다. 애틀란타가 리그 정상권의 강팀이란 것도 테헤란이 지니고 있는 강점 중 하나다.
류현진은 KBO 출신이란 꼬리표가 붙어 있어 ‘중고신인’으로 인식될 가능성도 크다. 비슷한 성적이면 경쟁자들에게 표가 돌아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만큼 류현진이 테헤란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지금의 승차를 유지한 가운데 평균자책점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류현진 신인왕 수상에 가장 큰 장애물은 팀 동료 야시엘 푸이그다. 뒤늦게 빅리그에 합류한 푸이그는 57경기에 출장해 11홈런 25타점 43득점 7도루 타율 0.377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도 0.437로 리그 정상급이고, 장타율도 6할에 이른다. 이 정도 성적이면 부족한 경기수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푸이그가 뛴 57경기에서 다저스가 거둔 성적(39승18패 승률 0.684)과 그가 없었던 57경기에서의 성적(25승32패 승률 0.439)이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는 점이 푸이그의 가치를 돋보이게 한다. 다저스가 6월 들어 놀라운 상승세를 타며 지금과 같은 대반전을 이뤄낸 배경에는 푸이그 가세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는 22홈런 59타점 98득점 18도루 타율 0.270을 기록한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스)가 16승11패 평균자책점 3.33의 웨이드 마일리(애리조나)를 근소한 차이(112-105)로 제쳤다. 올해의 푸이그는 하퍼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예상하는 만큼, 부상 없이 남은 시즌을 소화한다면 신인왕을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류현진의 경우 비슷한 레벨의 투수가 많아 표가 갈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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