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포디움 휘감고 첫 환희? 세계선수권 출격
28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우크라이나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체력관리 능력 향상과 더불어 첫 세계선수권 메달 기대 고조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그간 갈고 닦은 기량을 세계선수권에서 펼쳐 보인다.
지난 2월 러시아 가스프롬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올 시즌 모든 초점을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추고 매진해온 손연재가 28일부터 닷새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서 열리는 ‘2013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사상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노린다.
28일 오후 볼·후프 개인종합 예선, 29일 오전 종목별 결선을 치른다. 29일 오후에는 곤봉·리본 개인종합 예선과 30일 오전 종목별 결선에 나선다. 개인 종합 예선에서 24위 안에 들면 30일 오후 개인종합 결선에서 메달을 놓고 연기를 펼친다. 4개 종목 모두 결선에 오를 경우, 3일간 12번의 연기를 선보여야 하는 강행군이다(SBS ESPN 손연재 중계).
“체력과 집중력 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빠듯한 일정과 궤를 같이한다. 피나는 지옥훈련과 힘겨운 현지 적응훈련에서 손연재는 체력을 끌어올리는 부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올 시즌 많은 경기를 치르며 체력 관리의 향상도 있었고, 관중들과의 호흡을 늘리며 실전에서의 적응력도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가다.
물론 손연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0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종합 32위, 2011년 몽펠리에 세계선수권에서는 개인종합 11위에 그쳤고 종목별 메달도 따지 못했다.
하지만 앞서 거론한대로 체력은 물론 가장 중요한 기량이 무르익으면서 세계선수권 준비에 여념이 없던 올 시즌 굵직굵직한 성과를 거둬 그 어느 때보다 메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손연재는 올 시즌 출전한 다섯 차례 월드컵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하며 총 7개 메달을 수확했다. 개인종합에서도 시즌 막판 메달권 바로 다음인 4위를 두 번이나 차지했다.
시즌 초반은 힘겨웠다. 손연재는 바뀐 규정에 따라 4개 종목의 작품을 모두 새로 짰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적응이 되지 않았던 초반에는 크고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 수구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경기가 진행될수록 체력이 떨어져 불안했다. 최대한 포디움에 서서 부딪히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그런 손연재 각고의 노력은 결실도 맺었다. 리스본 월드컵에서 볼 종목 동메달을 딴 뒤 페사로 월드컵에서는 리본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테고리A’ 소피아 월드컵에서는 후프 종목 동메달, 과제로 여겨졌던 개인종합에서도 4위에 올랐다. 민스크 월드컵에서 ‘멀티 메달’ 쾌거를 이룬 손연재는 6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한국에 첫 공식 국제대회 시니어 개인종합 금메달을 안겼다.
7월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도 한국 최초로 볼 종목 은메달을 손에 넣은 손연재는 지난 18일 끝난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에서는 개인종합 시즌 최고점(71.083)을 돌파, 3개 월드컵 연속 4위에 오르고 후프 종목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드디어 눈앞에 온 세계선수권.
4종목 모두 균등하게 훈련하며 기량을 연마했지만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역시 후프다. 올 시즌 5번의 월드컵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등 3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정적이고 화려한 수구 연기와 특유의 섬세함으로 고득점을 기대케 한다.
최근에는 리본과 볼 종목 훈련에 조금 더 시간을 할애했다. 마이웨이 흐름을 탄 세련된 연기는 물론 독창적인 기술이 돋보이는 볼, 포에테 피봇을 자랑하며 펼치는 리본은 발레 동작까지 접목해 기술 난도가 높다. 직전 월드컵에서 18점대를 받아 전망은 밝다. 2개의 수구를 다뤄야 하는 곤봉은 늘 껄끄럽지만 종목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나고 특유의 깜찍함이 묻어나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손연재가 체력 관리를 통해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을 바탕으로 장기인 표현 연기와 정상급에 근접한 기술로 세계선수권 첫 메달이라는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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