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후지카와' 한일 특급 불펜 듀오 완성될까
임창용 메이저리그 콜업, 연착륙 과제 안아
부상 후 시즌 아웃 후지카와 내년 시즌 복귀
‘미스터 제로’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이 드디어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시카고 컵스는 5일(한국시각) 우완투수 마이클 보든을 방출하고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에서 활약 중이던 임창용을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임창용은 이상훈과 구대성에 이어 한국프로야구,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역대 세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기존 추신수, 류현진과 함께 현역에서 활약 중인 코리안 메이저리거로 활약할 전망이다.
관심은 임창용의 빅리그 연착륙 여부와 내년 시즌 한일 특급 소방수들을 동시에 볼 수 있는가다.
앞서 컵스는 지난해 말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던 후지카와 규지와 2년간 9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후지카와는 일본 프로야구 통산 42승 25패 220세이브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한 특급 마무리.
후지카와는 한국 대표팀과의 악연이 깊어 국내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투수다. 2006년 제1회 WBC 한국과의 8강 조별리그에서 이종범에게 결승 2루타를 맞은 바 있다. 당시 이종범이 환호하듯 두 팔을 벌려 뛰어가던 장면과 입술을 깨물며 아쉬워한 후지카와의 모습이 대비되기도 했다.
후지카와의 한국전 악몽은 2년 후에도 여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 한국과 다시 만난 후지카와는 7회 고영민과 이진영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1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결국 한국전 복수를 다짐한 후지카와는 2009년 제2회 WBC에서 역회전 볼이라는 새로운 구질을 연마해 나서기도 했다.
또한 임창용과 후지카와는 일본에서도 최고의 마무리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사이였다. 같은 센트럴리그에 속해있던 야쿠르트의 임창용과 한신의 후지카와는 2008년부터 4년간 세이브왕 자리를 놓고 다툰 바 있다.
결과는 후지카와의 판정승. 이미 2007년 일본 프로야구 한 시즌 최다 세이브(46세이브) 기록을 갖고 있던 후지카와는 2008년 38세이브와 0점대 평균자책점(0.67)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고, 2011년에는 41세이브로 임창용(32세이브)을 제치고 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빅리그 진출 후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에는 카를로스 마몰의 부진으로 마무리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12경기에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25로 고개를 숙였고, 급기야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시즌 아웃의 불운을 맛봤다. 현재 후지카와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뒤 재활 중이다.
두 선수 모두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다음 시즌 컵스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강속구 불펜진을 보유하게 된다. 임창용은 160km에 가까운 뱀직구로 일본을 호령한 바 있으며, 후지카와 역시 직구 평균구속 155km에 달하는 빠른 볼로 최고의 마무리라는 찬사를 받았다.
다음 시즌 이들은 메이저리그에 안착하기 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한다. 임창용은 아직 눈도장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부상으로 신음한 후지카와 역시 올 시즌의 부진을 만회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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