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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일정 빠진 안철수 회견 아직도 '뜬구름'


입력 2013.09.15 15:49 수정 2013.09.16 12:24        김지영 기자

정치세력화 주체 묻자 "난 사람보다는 된 사람"

창당이냐 아니냐는 "다양한 의견 계속 수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30 재·보선과 관련해 "재·보선을 치르는 지역이 2∼3곳 정도라면 참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5일 신당 창당을 비롯한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또 다시 입장을 보류했다. 다음달 재보궐선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정치세력화 시점과 형식에 대해선 구체적 언급을 삼간 채 “새로운 정치세력화의 문은 국민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애매모호한 입장만 재확인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치세력화와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 대선 출마선언 1주년 소회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대원칙은 ‘서두르지 않는다’, ‘세보다는 안철수 현상을 만들어준 국민의 바람을 제대로 살려서 정치개혁의 진정성과 참뜻을 담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정치세력화의 문은 국민들께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는 국민이 만들고, 국민에 의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보려고 한다”며 “그러한 민주적 구조와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력화 주체와 관련해서도 안 의원은 “스펙 좋은 난 사람보다는 기득권을 버릴 줄 아는 분, 공정하며 따듯한 공동체를 꿈꾸는 분, 정치개혁을 진정성 있게 해나가실 분들 등 된 사람을 선호한다”면서 “생명과 평화, 복지를 추구하고, 연대와 공동체를 생각하는 정치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과 방법론도 다양하다. 지방선거 전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분들도 있고, 지방선거 이후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창당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고, 국민과 함께 정치혁신운동을 먼저 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좁혀가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정치세력화는 창당이냐 아니냐는 형식의 문제도 아니고, 기한을 정해 이루어야할 목표도 아니다”며 “정치세력화 문제는 시간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내용을 담아내고 ‘그만하면 됐다’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내실을 다지고 더 많은 분과 함께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 의원은 다음달 예정된 재보선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원래 10여 곳이 예정됐었는데, 현재로서 두 곳에 그칠 가능성 높다”면서 “만약 두세 곳 정도로 정치적 의미가 축소되면 참여의 의미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국고보조금을 수백억 원씩 받고, 수많은 사람을 확보한 거대 정당이 아닌 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인력과 일의 범위가 한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 군데라도 하면 전력을 다해 선거운동에 도움이 되고자 뛰어야 하는데, 정치적 의미가 극도로 축소된 상황이라면 그 정도를 투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이번에 두세 곳밖에 (선거구가) 안 나온다면 우린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당초 예정보다 판결이 늦어진 이유에 대한 법원 측의 설명도 촉구했다. 그는 “법으로 (공판 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거기에 대해 설명 필요하다 생각한다”면서 “어떤 다른 뜻은 없다. 법이 안 지켜지면 설명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책연구소도 설립했지만…창당 논의는 3개월째 제자리

당초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시점을 10월 재보선 전후로 바라봤다. 최소 원내 의석 확보와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기 위해선 10월 안팎이 적기란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 6월 안 의원의 정책연구소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개소한 뒤엔 창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내일’ 개소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안철수 신당 구상은 오리무중이다. 오히려 논의 의제는 신당 창당 시점에서 세력화 방법으로 후퇴했다. 이날 간담회 발언만 보자면 안 의원은 아직까지 정당을 창당할지, 창당에 앞서 정치혁신운동을 먼저 전개해나갈지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내일’ 소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지난 8일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경기도민과 함께 하는 100분 동행토크’에서 “우리가 아무리 좋은 토론을 해도 정치조직화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기자간담회는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 밑그림이 공개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안 의원의 간담회 발언 중 알맹이는 10월 재보선 불참 입장에 불과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개인적 구상은 있다고 하면서도 “공개적으로 밝히면 다른 분들이 그 의견에 따를 수밖에 없고, 세력도 나와 같은 의견을 갖고 있는 분들로 범위가 좁혀진다. 내 나름대로는 생각이 있지만 우선 같이 할 분들과 같이 논의해 결론을 내고, 그걸 알리는 게 맞는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답을 피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내일’ 초대 이사장이었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사퇴로 안 의원의 정치세력화 논의가 후퇴했을 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 교수는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과 권한이 형식에 불과했고, 안 의원과 잦은 의견 차이를 보였던 이유로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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