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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벨트란’ 추신수…끝나지 않은 2013시즌


입력 2013.10.02 14:44 수정 2013.10.02 14:5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비록 조기 탈락했지만 홈런 등 존재감 크게 과시

2004년 벨트란, 휴스턴서 맹활약 후 1억 달러 잭팟

비록 1경기였지만 추신수는 큰 경기에 강하다는 점을 어필했다. ⓒ mlb.com

‘추추트레인’ 추신수(31·신시내티)가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쏘아 올렸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추신수는 2일(한국시각) PNC 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출전해 1-6으로 뒤지던 8회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신시내티는 피츠버그 선발 프란시스코 릴리아노의 호투에 눌려 2-6으로 패해 올 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추신수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릴리아노의 공에 맞아 출루, 이후 라이언 루드윅과 제이 브루스의 연속 안타 때 홈을 밟아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0-3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귀중한 득점이었다.

이어 8회에는 2사 후 타석에 들어서 바뀐 투수 왓슨의 7구째 84마일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그동안 좌투수에 약하다는 약점을 무색케 하듯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귀중한 대포였다. 물론 홈런 후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지만 이미 홈런을 선언한 심판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가장 아쉬운 점은 단판 승부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특성상 추신수의 가을이 단 1경기에 그쳤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데뷔 후 9년 만에 비로소 포스트시즌 문턱을 넘었다. 상대 선발이 좌타자에게 유독 강한 좌투수 릴리아노였지만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신뢰는 변함이 없었다. 올 시즌 타율 0.285 21홈런 54타점 20도루를 기록한 추신수는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거포형 리드오프였기 때문이었다.

크게 긴장할 법도 했지만 추신수는 흔들림이 없었다. 3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존재감을 과시한 것은 물론 팀의 모든 득점을 책임지며 역할을 다했다.

사실 추신수의 활약은 예고된 것과 다름없었다. 특유의 강심장을 바탕으로 유독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2009년 제2회 WBC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서는 1회 결승 쓰리런 홈런을 터뜨렸고, 병역 혜택을 받았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타율 0.571 3홈런 11타점의 믿기지 않는 성적으로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일각에서는 추신수의 이번 가을이 지난 2004년 휴스턴의 성공을 이끈 카를로스 벨트란(현 세인트루이스)의 재림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었다.

1998년 캔자스시티에서 데뷔한 벨트란은 알렉스 로드리게스 뒤를 이을 호타준족으로 평가 받으며 플레이오프 컨텐더였던 휴스턴으로 이적했다. 당시 FA를 1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벨트란의 가치는 하늘을 찔렀고 캔자스시티는 잡을 여력이 없었다.

휴스턴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벨트란은 연신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적 후 90경기서 타율은 0.258에 그쳤지만 23홈런 53타점 28도루로 휴스턴의 와일드카드 획득에 일조했다. 가을로 접어들자 벨트란의 방망이는 아예 신들린 수준이었다.

애틀랜타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5경기동안 타율 0.455 4홈런 9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세인트루이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타율 0.417 4홈런 5타점으로 뜨거운 10월을 보냈다. 비록 휴스턴이 세인트루이스에 패해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지만 벨트란은 웃을 수 있었다. 시즌 후 열린 이적시장서 역대급 잭팟을 터뜨렸기 때문이었다.

MVP 활약이 가능한 호타준족의 선수를 얻기 위해 빅마켓 구단들이 일제히 뛰어들었고, 최종 승자는 뉴욕 메츠였다. 메츠는 벨트란에게 7년간 1억 19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액수를 안겼다. 벨트란의 기량도 뛰어났지만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계약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그의 에이전트가 스캇 보라스였기 때문이었다.

추신수와 벨트란은 여러 모로 닮은 구석이 많다. 장타력을 지닌 것은 선구안과 주루플레이가 뛰어나다는 점, 그리고 외야수라는 점이다. 추신수 역시 보라스를 앞세워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노리고 있다. 비록 추신수의 가을은 일찍 끝났지만 지갑을 따뜻하게 데워줄 겨울이 기다리고 있어 그의 2013년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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