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만 무성 '안철수 신당' 추진 극비전략 득실은?
전문가들 "예측가능하지 않은 정치로는 실패 위험성만..."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신당 창당을 앞두고 ‘기밀전략’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최근 안 의원 측은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신당 창당 임박설’과 관련해 부정하진 않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들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안 의원의 공보담당이자 그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인 금태섭 변호사는 근래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신당 창당을 언급하자마자 “준비가 되는대로 공식적으로 말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당의 기본토대가 되는 당헌·당규 등을 논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같은 대답을 했다. 앞서 안 의원이 정치적 좌표로 세웠던 ‘진보적 자유주의’가 신당 창당 때 영향을 끼치느냐는 질의에도 동일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이건 들어가고, 저건 들어가고 (얘길)하면 우리 스스로 김을 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과 관련한 사항 하나하나가 ‘기밀’이라는 얘기다.
안 의원의 최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도 지난 19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이와 관련, “구체적 일정이나 시점 같은 게 정해져있는 상태는 아니고 , 조만간 국민들 앞에 말씀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치적 대안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취지에서 ‘안철수 열풍’이 불어왔던 것이고, 그에 대해 우리가 답을 하기 위해 신중한 준비 중”이라고만 말했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안 의원 자체가 ‘비밀모드’다. 그는 지난 17일 ‘24일경 신당 창당설’ 보도가 터지자 “정치세력화는 계속 열심히 진행 중”이라면서도 “구체적 내용과 방법에 대해선 추후 직접 내 입으로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기밀전략’이다.
'실' 위험 많지만…생존한다면 '중요한 사례'
다만 ‘기밀전략’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다뤄야하는 전략이다.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충족시킬 경우 그 파괴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의 상황에선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모 아니면 도’인 도박과 같은 전략인 셈이다. 전문가들 또한 ‘실(失)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실’이 많은 전략으로 안 의원이 말하는 ‘새로운 정치’는 ‘예측 가능한 정치’여야 하는데 그걸 함구한다는 건 ‘예측 가능한 정치’를 안하겠다는 얘기”라면서 “어차피 신당에 관한 사항들이 추후 모두에게 알려질텐데 함구를 하는 이유는 인재가 없기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또한 “창당은 불가피하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이나 비전을 만들어내진 못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신당에서 인재문제가 걸린다면 안 의원 측의 입지는 대폭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안철수 신당에 관한 정치권 안팎의 초점은 ‘신(新)인재’에 대한 기대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기존 여야의 공격은 물론 대중의 회피를 받을 수 있다.
더군다나 안 의원의 ‘옛 모델’로 언급되는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지난해 안 의원에게 “당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그 이유로 ‘이질적인 사람들 간 불화’를 꼽은 바 있다. 인재에 대한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한편, 안철수 신당이 ‘기밀전략’을 충족시키지 못해도 생존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박 평론가는 “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박근혜정부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라 여전히 정치권의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적어도 민주당에 비해선 경쟁력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당의 생존 마지노선을 ‘20대 총선’ 사수 여부로 봤다.
신 교수 또한 “우리나라는 양당제 선호현상이 굉장히 강하다. 여태까지의 패턴을 봤을 땐 신당이 지속된다고 보기에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안철수 신당이 생존한다면 (정치적으로는) 중요한 사례가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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