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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빗장 푼 미 테이퍼링…한국 경제 파급력은?


입력 2013.12.19 12:25 수정 2013.12.19 12:45        목용재 기자

정부 "한국 경제 기초체력 양호…부정적인 영향 적을 것"

전문가 "리스크는 엔저 가속화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7일부터 18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시중에 풀고 있는 달러를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향후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 FED는 18일(현지시간) 열린 FOMC를 통해 자산매입규모를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100억 달러 줄이는 양적완화 축소를 개시키로로 결정했다.

그동안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매달 국채 450억 달러와 주택담보부채권(모기지) 400억 달러 등의 채권을 사들이면서 달러를 시중에 푸는 정책을 시행해왔다. 미국은 이 정책을 내년 1월부터 국채는 400억 달러로, 모기지는 350억 달러로 축소해 시행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국제적으로 풀린 달러가 본국으로 회수될 가능성 때문에 우리 금융당국은 현재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점검과 충격 대비를 위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미 양적완화 조기 축소 배경…경제지표 실업률·성장률 '파란불'

당초 FOMC를 앞두고 고용과 3분기 GDP 성장률 등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에서 '파란불'이 켜지면서 미국이 출구전략을 올해나 내년 초에 조기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은이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실업률은 7.0%로 하락해 양적완화 축소를 위한 목표치인 6.5%에 근접했고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도 20만3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농업취업자수가 매달 20만 명씩 증가하면 고용 사정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지수는 10월에도 20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3분기 GDP 성장률이 개인소비지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분기 2.5%보다 상승한 3.6%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안정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정치권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연말 예산안 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2차 셧다운에 대한 우려도 적어지는 등 경제적 악재도 사라진 상태다.

엔화 약세 급속화…가격경쟁력 하락, 수출 비상

19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의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파급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엔저의 가속화로 인한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신흥국들의 자금 유출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로 동남아 시장 수출 저하 등의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엔화를 찍어내고 있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효과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미국의 달러회수 효과로 엔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저 현상이 가속화되면 일본 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에 밀리면서 대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엔화 약세가 급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엔저가 심화될수록 한일 수출 기업 간 경합도에 따라 손실 부분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아시아 신흥국가들과의 교역량이 과거에 비해 많이 불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신흥국에서의 외국 자본 유출로 인한 경제상황 악화는 우리나라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한국시장 영향 제한적 시각

반면 금융당국에 따르면 아직까지 미국의 출구전략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존재한다.

19일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144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양적완화 축소는 우리 경제의 양호한 기초체력을 볼 때 부정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 "달러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한국은 차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및 장성택 전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등의 파급력 점검을 위해 거시감독국과 금융투자감독국, 외환감독국으로 구성된 비상금융대책반을 가동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이 전일 대비 0.017%하락하고 NDF 원화환율도 0.9원 하락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세계 시장 및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경기회복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 글로벌 달러화 강세 및 엔화 약세 등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입 등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가격 변수 급등 시 대응하는 비상체제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19일부터 미국 FOMC 회의 이후 국내외금융시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통화금융대책반을 중심으로 24시간 비상점검체제를 가동했다.

통화금융대책반은 박원식 부총재를 반장으로 김준일 통화·국제 담당 부총재보, 신운 조사국장, 성병희 거시건전성분석국장, 김민호 통화정책국장, 유상대 국제국장, 김태석 공보실장, 김남영 금융시장부장, 강성경 외자기획부장으로 구성돼 시장안정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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