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으로 가닥잡나?
신제윤 금융위원장 "정부는 일괄 매각 맞다고 본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3일 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서민금융의 날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일괄매각이 맞다고 보고 있다"면서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알아서 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패키지와 개별 매각 놓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고민에 빠진 만큼 선정작업이 지연될수록 시장의 우려는 깊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에서는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우리금융 증권계열 매각에 있어 정부의 스탠스와 보조를 맞춰가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신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따라 잠시 멈춰섰던 우리투자증권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다음날인 24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자산운용, 우리아이바생명, 우리저축은행)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앞서 지난 20일 우리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증권계열 자회사 민영화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관련 논의를 진행하려 했으나 의견 조율이 마땅치 않아 증권 계열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안건을 제외시켰다.
이는 매각 방식을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이란 우량 매물인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등 3곳을 끼워 파는 '1+3 묶음' 방식이다.
우리금융에서는 민영화의 최대 원칙에 따라 우리투자증권 외에 3개사를 따로 분리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개별매각 가능성도 열어 뒀다.
하지만 본입찰 결과, 증권계열 매각 셈법이 복잡해졌다. KB금융과 NH금융, 파인스트리트가 쇼트리스트에 올랐지만 KB금융, 파인스트리트가 우리투자증권 개별 인수가를 더 높게 제안하는 바람에 패키지와 개별 방식을 놓고 고민하게 됐다.
최고가를 써낸 파인스트리트는 사모펀드(PEF)이라는 약점과 자금조달 계획 등이 불투명해 사실상 탈락했다.
NH금융은 매입가를 1조1000억원 수준, KB금융은 1조원대로 적어 패키지 매각 측면에서는 NH금융이 우세하다. 개별매각 땐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개별 인수가를 높게 제안한 KB금융이 앞선다.
시장에서는 패키지 매각시 NH금융이 유리하고 개별 매각시 KB금융이 우선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의 기본은 가장 빨리, 가장 비싸게 파는 것"이라며 "우투증권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3곳을 파는 것과 가격을 제대로 받아 파는 것이 상충하면서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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