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머리, 검토도 않고 '꼼수'타령부터..."
야당 "정당공천 폐지 약속 뒤집기 꼼수" 즉각 반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민주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응해 개방형 예비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제안했다. 하지만 야당은 즉각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여야 합의 도출에 난항을 예고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이제는 지자체 선거의 문제를 입법으로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오픈프라이머리를 여야가 함께 입법화하는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고 밝혔다.
“철저한 상향식 공천을 통해 공천의 폐해를 말끔히 제거, 국민의 걱정을 덜어드리려 한다”는 황 대표의 말이 의미하듯 사실상 민주당이 제안한 정당공천 폐지를 거부하고 그 대체제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시한 것이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당원이 아니더라도 선거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당 경선에 참여해 지지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며, 당 지도부 중심의 밀실·찍기 공천이 아닌 국민 의견을 반영한 공천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자는 게 취지다.
실제 새누리당은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3일 김태원 의원은 모든 선거에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당내 당헌·당규개정특위도 지방자치제도 개선을 위해 오픈 프라이머리를 골자로 하는 상향식 공천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지난 5일 알려졌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소속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당공천 폐지가 위헌 논란이 있는 만큼 굳이 그것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당공천 폐지는 결국 투명한 공천을 하자는 것인데, 이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공약 뒤집기 위한 표적 이동전술이자 전형적인 물타기일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뜬금없는 오픈프라이머리 입법화 제안은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뒤집기 위한 꼼수”라는 주장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황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주장은 난데없는 제안으로 기초공천제 폐지 대선공약을 뒤집기 위한 표적 이동전술이자 전형적인 물타기일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약속한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지킬 때이지 새로운 여야간 말싸움을 시작할 때가 아니다”며 “기초공천 폐지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대선공약을 실천하지 않겠다면 차라리 솔직하게 대선공약 폐기를 선언하는 게 더 책임있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뜬금없이 오픈프라이머리 입법화를 제안했다”면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려는 물타기, 꼼수 부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정개특위 소위의 난항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특위가 입법권을 행사하지도 못한 채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통상 특위에는 입법권이 부여되지 않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여야는 정당공천 문제를 정리해 법제화할 수 있도록 이례적으로 입법권을 허용했다.
하지만 오는 23일까지 여야가 소위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28일로 예정된 전체회의에도 넘길 수 없다. 결국 정당공천 문제는 상임위인 안전행정위원회로 돌아가게 된다.
“공천 폐지에 대한 반대논리로 꺼내든 카드일뿐”, 실현가능성은 의견 엇갈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황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카드에 대해 “정당공천 폐지를 피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에 반대하기 때문에 처음에 꺼낸 게 기초의회 폐지였고, 그 다음에 꺼낸 게 오픈프라이머리”라며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이어 “지방선거는 가장 큰 선거이고, 후보만 해도 몇만명이기 때문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기 위한) 시간도 모자랄 것”이라면서 “실현 불가능”이라고 주장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도 “정당공천 폐지가 더 중요한 구조적인 문제인데, 그것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라고 본다”며 “만약 국회의원 선거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했다면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문제지만 이번 주장은 결국 정당공천을 잘 하면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픈프라이머리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전국적 동시 실시도 아니기 때문에 시간 등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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