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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아사다 마오 적, 내부에 있다


입력 2014.02.05 06:11 수정 2014.03.05 09:3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망상 젖어 김연아와 엮는 일본 언론의 '아사다 괴롭히기' 심해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을 가져오지 않아도 좋다. 다만, ‘누군가’가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만은 저지해주길 바랄 뿐이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서 김연아 음해 보도를 쏟아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 주요 일간지들은 최근 시간차로 '피겨퀸‘ 김연아를 들먹였다. 초조하다는 증거다. 석간신문 ‘겐다이’는 “김연아의 밴쿠버올림픽 금메달은 캐나다 전설 브라이언 오서 전 코치의 대외적 인맥 파워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이번 올림픽에 나설 아사다 마오를 향해선 “러시아 전설 타라소바의 안무 지도(프리스케이팅)를 받았다”며 “소치올림픽은 러시아서 열린다. 아사다-타라소바 인맥 효과가 기대된다”고 썼다. 그런가 하면 ‘닛칸 스포츠’는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세계 신기록이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노골적으로 타도 김연아를 외쳤다.

이쯤 되면 포부라기보다는 망상에 가깝다. 일본은 밴쿠버올림픽 이후 여전히 김연아 트라우마에 갇혀있다. 김연아 사전에 아사다는 물론 일본도 없다. 일본 언론의 음해성 보도에 흔들릴 김연아가 아니다.

일본 언론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김연아의 올림픽 금메달은 오서 효과가 아니다. 물론 캐나다에서 존경받는 오서 덕에 현지 팬 호감도가 상승할 수는 있다. ‘1988 캘거리 은메달’ 오서는 김연아에게 큰 대회 경험을 전수하는 등 정신적 멘토 역할에 충실했다. 그뿐이다. 오서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김연아는 오서 품에 안기기 전에 기술적으로 완성된 선수였다. 김연아 재능에 방점을 찍은 영혼의 파트너는 오서가 아닌,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다.

실제로 오서 전 코치도 “김연아는 나에게 오기 전부터 이미 토털패키지였다”며 “(밴쿠버 올림픽서) 나는 완전한 재능을 지닌 연아를 응원한 또 한 명의 열혈 팬이었을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데이비드 윌슨 안무가도 “김연아에게 짜주는 안무는 현역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오직 김연아만이 가능한 정교한 안무”라며 김연아의 천부적 재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김연아는 오서와 헤어진 뒤에도 진보를 거듭했다. ‘2013 세계선수권’에서 218.31점으로 우승했다. 밴쿠버에서 달성한 228.56점에 이어 역대 여자 싱글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당시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열연한 ‘레미제라블’은 피겨 역사 통틀어 가장 뛰어난 궁극의 예술로 평가받았다.

영국 유명 평론가는 탄성을 내지르며 “밴쿠버 올림픽 때보다 더 성장했다. 예술적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스케이팅 기술도 한층 안정적이고 견고해졌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아사다를 향한 외신의 평가는 차갑다. “밴쿠버 시절보다 나아진 점을 찾기 어렵다”며 “아사다의 (소치 올림픽) 프리 스케이팅은 지루하고 평범하다”는 비평까지 쏟아진다. 설상가상 아사다의 2013시즌 트리플 악셀 성공률은 제로(0%)다.

일본 빙상연맹은 작금의 현실을 냉혹히 진단했다. 망상에 젖은 일본 언론과는 사뭇 달랐다.

일본 빙상연맹 관계자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김연아 2연패 확률이 높다. 소치 올림픽에 나설 선수들 중 김연아를 위협할 재능은 보이지 않는다”며 “아사다는 타도 김연아가 아닌, 입상권을 목표로 해야 한다. (트리플 악셀 클린 꿈을 접고 B급 기술로) 2위권 러시아 리프니츠카야, 미국 그레이시 골드, 이탈리아 카롤리나 코스트너 등과 경쟁, 은메달을 노려야 한다”고 전망했다.

일본 언론은 끊임없이 김연아-아사다를 라이벌로 엮었다. 참다못한 아사다 측근은 지난해 세계선수권 당시 기자회견에서 “(일본 취재진을 향해) 제발 김연아에 관한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김연아 또한 “아사다는 적이 아닌 동반자”라며 끊임없이 자신과 엮어 속박 당하는 아사다 현실을 애석하게 바라본 바 있다.

결국, 아사다의 적은 내부에 있는 셈이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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