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개혁안' 없는 안철수 혁신안 발표
새정치 비전과 3대 가치 밝혔으나 원론적 수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1일 ‘새정치 플랜’을 발표하고 새정치의 비전과 3대 가치를 밝혔으나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대방동 여성플라자 1층 아트홀에서 ‘새로운 정치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 행사를 열고 새정치의 비전으로 ‘삶의 경제’를, 3대 가치로 ‘정의로운 사회’, ‘사회적 통합’, ‘한반도 평화’를 소개했다. 창당을 앞두고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차원에서 당초 예정한 정치 혁신안을 발표한 것.
안 의원은 새정치의 의미를 “국민의 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기득권이 아닌 나의 목소리, 우리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며 딴소리하는 정치 때문에 힘들고 지쳐서 세상이 바뀔 수 있을지 절망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시장경제를 실현시켜 건강한 시장생태계를 만들고, 일자리, 교육, 복지의 3각축이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과 사다리 되어주는 따뜻한 공동체를 구축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새정치 플랜에 대해 ‘알맹이 없는 거대담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새정추 회의 때마다 ‘곧 구체적 개혁안을 보이겠다’고 예고했지만 창당을 눈앞에 둔 시기임에도 여전히 총론 수준에 머무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표철수 공보단장은 “벌써부터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보다는 큰 틀에서 방향을 보이고 이후에 차근차근 구체적 정책들을 보일 것”이라며 “창당하기로 한 3월이 다가오는 만큼, 17일 창당발기인 대회 이후부터 3월 사이에 실제적인 것들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지적은 토론회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제기됐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씨는 “새정치신당의 아킬레스건은, 옳은 이야기를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그 이유는 그 플랜을 실현할만할 정치세력으로서의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새정치신당이 대안세력으로서 구체적인 정치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늘 발표한 것만으로는 국민의 마음이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 이상으로 전해질 수 있는 ‘무엇’이 새정치신당에 필요하다”면서 “기득권, 낡은 정치 등의 용어를 설명하면서 새정치를 설명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논리적 완성도를 갖고 국민 마음을 움직일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철수, 그리고 새정치추진위원회만이 내놓을 수 있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며 확고한 어투로 지적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이전까지 선보였던 차분한 어조와는 달리, 강하고 자신 있는 어조로 발언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득권 세력은 새정치가 불분명하다, 뭔지 모르겠다고 시치미를 뗀다. 기득권 입장에서는 지금 정치가 너무나 편안하고 안락해서 절대로 바뀌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는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며 마치 연설하듯 힘주어 말했다. 이에 장내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 의원은 이어 “국민들은 정말 열심히 살아오셨다. 열심히 살아온 국민들께서 정치의 교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는 반드시 바뀔 것이다”라고 외쳤고, 약 300개의 객석에서는 또다시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안 의원을 비롯해 윤여준 새정추 의장과 김효석·박호군·윤장현·이계안 공동위원장이 동석했고 김민전 경희대 교수와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유창선 시사평론가와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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