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예스 vs. 퍼거슨 ‘맨유 몰락 누구 탓’
우승커녕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어려워
전직 퍼거슨 감독 책임론까지 불거져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대의 화두 중 하나는 역시 최다우승을 자랑하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몰락이다.
'2013-14 잉글리시 프리이머리그' 26라운드를 치른 현재 맨유는 승점42(12승6무8패)로 7위에 그치고 있다. 4위 리버풀과의 승점차는 무려 11점. 13경기 남겨둔 현재 상황을 감안했을 때, 결코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다.
맨유는 사실상 올 시즌 우승경쟁에서 멀어졌다. 현실적으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 진입을 노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빨간 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맨유의 부진 원인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이 맨유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맨유 부진의 원인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에게 있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제기되어 눈길을 끈다.
맨유 레전드 출신인 로이 킨은 "퍼거슨 감독 시절 이적시장에서 투자에 인색했고, 전력보강에 소홀한 것이 장기적으로 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팀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 중앙 미드필더진에 몇 년간 새로운 전력보강 없이 방치한 점이나 수비진의 노쇠화 등을 근거로 든다.
퍼거슨 감독의 장점은 유망주들을 발굴하는 안목이 탁월하고 한정된 자원 속에서 전력을 극대화하는 전술적 유연성으로 꼽힌다. 사실 맨유는 이미 7~8년 전부터 첼시나 맨시티 같은 신흥 부자구단들에 비해 특급선수 영입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 격차를 극복한 것이 바로 퍼거슨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슈퍼스타들이 아직 전성기를 맞기 전 유망주 시절부터 발탁해 핵심자원으로 성장시킨 것이 좋은 예다.
반면 모예스 감독에게는 퍼거슨만큼의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최근 영국 현지언론에서는 모예스 감독 부임 이후 훨씬 단조로워진 맨유의 전술패턴을 고집했다. 올 시즌 맨유 최악의 경기 중 하나로 꼽히는 풀럼전에서는 극단적인 수비전술을 구사하는 상대를 맞이해 측면에서 부정확한 크로스만 남발하는 비효율적인 전술로 일관했다.
모예스 감독은 에버턴 시절부터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빠른 공수전환과 측면에서의 크로스를 통한 역습전술을 즐겨 구사했다. 에버턴이 프리미어리그의 전형적인 중위권 팀이고 마루앙 펠라이니, 니키카 옐라비치 같이 몸싸움과 제공권이 강하고 준수한 중앙 미드필더나 타깃형 플레이어들이 있어 가능한 전술이었다.
하지만 맨유는 에버턴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맨유는 EPL을 대표하는 강호고,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패싱게임을 통해 주도권을 장악하는 경기를 펼친다. 판 페르시나 루니, 마타 등은 공격수임에도 활동반경이 넓고 다재다능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모예스 감독은 맨유 선수들의 장단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단조로운 전술에 가두고 있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세대교체 실패도 퍼거슨 감독의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필 존스, 크리스 스몰링, 톰 클레버리, 대니 웰벡 등 어느 정도 대체자원을 마련해놨음에도 이들은 모예스 감독 체제에서 하나같이 퍼거슨 감독 시절보다 못하다. 모예스 감독 체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유망주는 야누자이 정도다. 그 역시 모예스 감독이 발굴하거나 육성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모예스 감독은 부임 후 첫 기회였던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보강에 실패했고, 야심차게 영입한 마루앙 펠라이니, 후안 마타 등도 맨유 전술에 녹아들게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맨유 리빌딩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모예스 감독이 그때까지 맨유의 지휘봉을 잡고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아스날전 무승부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며 모예스 감독의 행보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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