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취업지도 변화 예고…스펙 "NO" 인턴 "OK"
산업은행 스펙초월 인턴 전형 성공적일 경우 금융공기업으로 확산 예정
금융공기업의 취업지도가 바뀌고 있다.
앞으로 금융공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어학성적이나 자격증 등 '스펙 쌓기'보다는 해당 기업의 인턴 과정 수료가 필수적인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6개의 금융공기업의 입사지원서에서 어학성적, 자격증 등 그동안 중시돼왔던 주요 '스펙' 기재 항목을 삭제하거나 완화하는 대신 인턴 프로그램을 통해 신입사원을 확충하라는 권고안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스펙'보다는 '현장업무'에 적합한 인재를 가려내겠다는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박근혜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차원으로 금융공기업의 고용문화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논의의 주요 골자는 기업은행·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정책금융공사·주택금융공사 등 6개의 금융공기업 입사지원서에 경력·자격증 기재란과 어학점수 기재란을 삭제하거나 완화하는 것이다.
어학점수의 경우 각 금융공기업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준만 충족하면 기준점수 이상으로는 차등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국제금융 업무 같이 어학이 필수적인 분야는 별도의 채용 전형을 마련한다.
금융위는 어학성적이나 자격증 등 주요 '스펙'이 현장 업무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아래 관련 기재 항목을 삭제하는 대신 현장 업무능력, 심층 면접을 통한 채용방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어학 성적이나 자격증 취득에만 매달리는 비용·시간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금융공기업부터 고용문화를 재정비하자는 취지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가지 스펙을 기재하는 서류전형보다는 인턴으로 채용해서 한 달이라도 현장에서 근무를 시켜본 후 채용시키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산업은행이 현재 스펙을 폐지한 인턴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 사례가 성공적일 경우 다른 금융공기업에 이 같은 방안을 확산시키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2014년 상반기 청년인턴 70명 가운데 14명을 '스펙초월전형'으로 선발했다.
이 스펙초월전형은 이름과 전화번호 등 최소한의 개인식별 정보와 자기소개서 외의 출신학교·학점·어학성적·자격증 등 주요 '스펙' 항목 기재란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인성 및 적성 검사와 심층면접 만으로 합격자를 선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채용문화를 단기간에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산업은행의 스펙초월 인턴 전형이 성공적이라면 이 사례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단 지원서에 자격증과 경력, 어학성적 기재항목을 없애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원서에서 학점까지 한 번에 삭제하면 몰려드는 지원자들을 가려낼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학성적도 완전히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점수 이상부터는 차등 점수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공기업의 업무에 따라 기업마다 요구하는 어학성적의 기준이 다를 가능성은 있다. 국제업무가 많은 기업의 경우 요구되는 최소한의 어학점수가 일반 기업에 비해 높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어학능력 평가 방법을 개선하고 자격증 항목을 없애는 등의 방침이 세워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공식적으로 금융당국에서 관련 지침이 나오면 이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도 "금융공기업들이 자격증 항목을 없애고 어학능력 평가를 개선하는 등의 검토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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