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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워리어 사망 '뇌리에서는 불멸'


입력 2014.04.09 17:08 수정 2014.04.09 17:1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18년 만에 WWE 복귀하자마자 돌연사

거짓말 같았던 삶과 죽음, 팬들 추모 열기

사망한 얼티밋 워리어 전성기 모습. (유튜브 동영상 캡처)

고동을 울리는 드럼 소리와 함께 등장해 신들린 듯 링으로 돌진하는 프로레슬러가 있었다.

미국 프로레슬링 엔터테인먼트(이하 WWE) 역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 얼티밋 워리어(본명:제임스 브라이언 헬윅)다.

전사의 상징 얼굴 페인팅, 터질 듯한 이두박근, 치렁치렁한 코트, 속전속결 매치업, 고릴라 프레스 등은 워리어를 상징한다. 그가 남긴 수많은 명장면들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팬들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이제 현실 속에서 워리어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WWE는 8일(현지시각) 워리어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향년 54세.

비통한 사실은 워리어가 하루 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센터에서 열린 ‘WWE RAW’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18년 만에 WWE 복귀를 알린 워리어는 여전히 카리스마 넘쳤다. 간판인 금색 장발은 백발 스포츠머리로 바뀌었지만 건장한 몸과 야생마 기질, 독특한 언변은 변함 없었다.

워리어는 이 자리에서 “워리어의 ‘영혼’은 불멸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어떤 의미였을까.

워리어는 현역시절 ‘캐릭터’에 동화된 레슬러였다. WWE 작가진이 만들어준 배역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은퇴 후에도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렸다. 또 자기만의 세계관이 확고해 타협을 거부했고 외로운 시간도 길었다. 워리어는 1991년과 1992년 WWE 작가진과의 불화로 탈퇴-복귀-탈퇴를 반복하다 18년간 자취를 감췄다.

그럼에도 WWE는 워리어에게 존경의 메시지를 보냈다. WWE 빈스 맥마흔 회장은 올해 워리어를 제이크 더 스네이크 로버츠, 리타 등과 함께 'WWE 명예의 전당‘에 올려놓았다.

빈스 맥마흔은 “워리어가 WWE를 넘어 세계 프로레슬링에 끼친 영향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 또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용기, 도전의식을 심어줬다”며 워리어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워리어는 WWE(전신 WWF) 시절, 숱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라이벌 헐크 호건을 비롯해 빅 보스맨(사망), 미스터 퍼팩트(사망), 레비싱 릭루드(사망), 마초맨 랜디 세비지(사망), 앙드레 자이언트(사망) 등과 철장 매치, 태그팀 매치, 챔피언십을 펼쳤다.

이 중 1991년 'WWF 레슬매니아7'에서 마초맨과의 혈투는 ‘전설’로 남았다. 여전히 레슬링 팬들이 꼽는 최고 매치 중 하나다. 당시 워리어와 마초맨은 지는 자가 링을 떠나기로 합의를 봤다. 이른바 ‘자진사퇴 매치’였다. 마초맨은 워리어의 돌덩이 같은 가슴팍에 무려 5번이나 플라잉 엘보우를 작렬했다.

그럼에도 마초맨은 워리어를 꺾지 못했다. 워리어는 특유의 정신력을 발휘, 마초맨의 도전을 뿌리쳤다. 워리어는 플라잉 숄더 블록을 수차례 성공한 끝에 마초맨을 폴승으로 꺾고 챔피언벨트를 사수함과 동시에 마초맨을 (각본상) WWE에서 퇴출시켰다.

100m 달리기하듯 링으로 돌진하던 워리어, 쩌렁쩌렁한 포효, 뼈가 부러져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정신력, 철학적이고 함축적인 언변 등 닉네임 그대로 궁극의 전사였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였다. 팬들이 워리어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오보이길 바라며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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