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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One 실종’ 산으로 가버린 홍명보호


입력 2014.05.28 22:59 수정 2014.05.28 23:4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최악의 골 결정력, 공격 전술 실종된 채 무득점

논란의 중심 박주영-윤석영 걱정대로 부진한 경기력

튀니지전에서 패한 한국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 ⓒ 연합뉴스

월드컵을 앞두고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평가하기에는 너무도 참혹한 경기 내용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8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친선전에서 0-1로 패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선전을 위해 출정식을 겸한 경기인 점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해 6월 부임 당시 원팀, 원스피릿, 원골, 즉 ‘3 One’을 대표팀에 입히겠노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후 11개월이 지났고, 월드컵 본선을 불과 20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감독의 축구 철학은 그야말로 백지상태가 된 모양새다.

먼저 ‘원팀’ 실종이다. 대표팀은 최종 엔트리 발표 당시 많은 말을 낳았고, 결국 이번 튀니지전에서 논란이 된 선수들이 저조한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겼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박주영은 우려대로 실전감각이 부족한 모습이었고, 윤석영도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지 못했다.

하나가 되지 못한 선수들도 패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날 튀니지는 전반 선취골을 넣은 뒤 후반 들어 수비라인을 깊숙이 내려 일찌감치 잠그기로 돌입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시종일관 측면에서의 크로스에 의지하는가 하면 무리한 돌파로 번번이 차단되는 실수를 범했다.

튀니지 선수들의 하드웨어가 훨씬 뛰어나고 예상보다 수비가 견고해 이 같은 단순한 전략이 통할 리 만무했지만 벤치에서는 별다른 작전 지시가 나오지 않았다. 또한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off the ball)이 필수적으로 요구됐지만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수들은 가만히 서서 공을 받을 뿐이었다. 이로 인해 튀니지 선수들은 한결 편하게 수비할 수 있었다.

원스프릿의 실종, 즉 해이한 정신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를 중계한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후반 막판 “선수들이 경기를 너무 예쁘게 하고 있다. 좀 더 거칠어질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물론 선수들은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몸싸움을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투지마저 사라진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역습 상황에서 볼을 돌리는가 하면, 중원에서의 힘 대결에 밀린 모습은 이미 기 싸움에서 한 수 접겠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다. 급기야 기성용은 경기 전 국민의례 때 오른손이 아닌 왼손을 올려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브라질로 출정하기에 앞서 가장 필요했던 것은 다름 아닌 ‘원 골’이었다. 골만큼 분위기를 돋우는 장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득점은커녕 오히려 실점하고 말았다.

이청용만이 공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박주영의 경기력은 언제 올라올지 의심되고 있으며, 후반 투입된 김신욱은 선수들이 활용법을 까맣게 잊은 듯 아예 모습도 드러내지 못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인터뷰에서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오늘 경기에서는 수비조직력과 공격 콤비네이션 등 전체적인 점검에 중점을 뒀다. 추후에 훈련을 통해 다양한 사항을 종합할 것이며 주전 명단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곧 대표팀의 실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반면 월드컵을 앞둔 대부분의 국가들은 100% 전력으로 A매치에 임하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던 히딩크 감독도 프랑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와 평가전을 치르며 이미 전력 구상을 마친 바 있다.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되고도 실험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쓸데없는 기우이길 온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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