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국제문학페스티벌 강연 "민주주의 위해 싸워야"
“세월호 침몰은 탐욕과 비리의 합작이 낳은 극히 한국적인 재난이었다.”
독일 베를린 국제문학페스티벌의 초청 강연자로 나선 작가 황석영이 13일 오후 베를린 현장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작가는 이날 연단에 올라 “청해진 해운이 80년대 신군부 전두환 정권과 유착을 통해 사업에 성공한 재력가의 소유라는 사실이 알려졌다”며 “역대 개발주의 정권이 온존시킨 정경유착의 구조가 고정화되고 악질화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바로 세월호 참사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조보다는 인양에 초점을 맞추고 구조를 숫자와 비용의 문제로 계산하는 조치들을 보라”며 “정부가 애초부터 국민의 권리나 안전한 삶을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도 없는 사회에서는 공공성의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 스스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황 작가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부와 싸웠던 때를 따져보니 20대 초반이었는데, 70살 넘어 또다시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니 지긋지긋하다”며 여전히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을 모델로 삼고있다는 데 대해 “메르켈 총리는 인상도 좋고 참 좋은 것 같다”면서도 “그런데 대처를 모델로 삼겠다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며 청중에게 웃음 섞인 농담을 건넸다.
황 작가는 지난 1989년 북한 측의 초청으로 방북한 후 귀국하지 않은 채 독일 베를린에서 망명 생활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