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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충격…산업계 전반 '먹구름'


입력 2014.10.07 10:59 수정 2014.10.08 09:40        데일리안=산업부 종합

스마트폰 부진으로 전자계열사 동반하락

현대차-엔저·통상임금, 정유-국제유가 하락 …앞으로가 더 큰 문제

정유·화학업계가 올해 3분기에 최악의 실적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울산화학공단으로 향하는 송전탑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가 될 것으로 예견되긴 했지만, 갤럭시 신화가 1년만에 무너졌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은 물론 국내 산업계 전체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속되고 있는 엔저 현상에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자동차, 정유, 중공업 등 다른 대부분 업종도 타격을 입으며 동반 어닝 쇼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3년 실적으로 추락 …전자계열사들도 동반추락?
삼성전자는 7일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냈던 지난 2분기 영업익 7조2000억원보다 43% 급감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8.7%에 불과하다.

이는 불과 1년전만해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실적 호조를 앞세워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우던 것과는 상대적으로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에 8조7800억원, 2분기에 9조53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영업익 10조1600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최대 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17.20%를 기록했다.

하지만 갤럭시S4 판매 부진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과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중국산 중저가 제품의 급부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수준으로 실적이 '회귀'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충격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그룹내 전자계열사들과 협력업체들까지 고스란히 이어진다는데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과 관련한 부품들을 조달하는 만큼 이들 업체들의 실적 역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도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의 3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해 전분기보다 밑돌것으로 예상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는 영업이익 280억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일부 증권업체들은 영업적자까지도 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대부분 120억원가량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I도 영업이익이 300억원대에 머물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차도 싸늘…엔저쇼크에 통상임금까지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상황이 이렇게 되자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재계 2위 현대차와 정유, 철강 등 다른 다른 업종들도 분위기가 싸늘하다.

특히 현대차는 엔저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평균 1조91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8%, 전분기보다 8.4% 줄어든 수치다.

신차 출시로 인한 가격인상 효과와 생산 증가, 해외법인 생산량 증가 등은 호재지만, 엔저가 이어져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통상임금 문제로 인한 노조 파업 등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의 악재가 겹치면서 현대차가 글로벌시장에서 운신의 폭이 계속 좁아지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엔저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는 현대차의 해외 판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8월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5개월 만에 8% 아래로 밀려났다. 반면 경쟁업체인 일본 도요타의 판매량은 지난해 8월보다 6.3%, 닛산은 11.5% 늘어났다.

◇정유·화학업계 3분기 ‘최악’…정제마진 악화·국제유가 하락
정제마진 악화와 국제 유가 하락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정유화학업계는 이번 3분기가 최악의 실적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대규모 적자를 낸 정유업계는 3분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실적악화를 기록한 가운데 정유4개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현대오일뱅크도 이번 3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의 경우 이번 3분기는 최악의 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과 유가가 불리하기 작용하고 있어 정유사들도 이미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며 “정유업계가 올해 상반기 큰 폭의 실적악화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흑자를 냈던 현대오일뱅크도 이번 3분기에는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오는 28일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이 318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에쓰오일은 514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2분기에 SK이노베이션은 502억원, 에쓰오일은 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 도입 원유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대표 유종인 두바이유는 6월 배럴당 107.9달러에서 9월 배럴당 97.2달러로 하락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7일 현재 배럴당 90.14달러를 기록해 90달러 선도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국제유가 하락 행진이 이어지면서 업계는 앞서 더 비싼 값에 구매했던 재고 원유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중공업도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인 1조10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적자를 1150억원으로 추정했다.

반면 철강 분야는 소폭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포스코는 장기간 글로벌 철강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으며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원료가격 하락 효과 등에 따라 작년보다 상당히 개선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가 더 문제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까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산업계는 오는 4분기에 이어 계절적 비수기인 내년 1분기까지 실적하락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34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14년 4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7'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보다 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지난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한 수치다.

기업체감경기를 뜻하는 BSI는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지표상으로 한국경제가 미약하게 회복되고 있으나 기업들이 체감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수준"이라며 "소비부진, 환율불안, 노사불안 우려, 중국 수출 부진 등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이 기업의 체감경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미 기자 (kmlee50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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