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기춘·윤병세 모여 짜낸 꾀가 이 정도"
<외통위>"대통령의 면담 카드를 그렇게 싸게 쓰는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8일 통일부를 대상으로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멤버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청와대를 겨냥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유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최근 북측 ‘실세 3인방’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통일부 장관, 외교부 장관, 비서실장이 다 모여 짜낸 꾀가 이렇게 밖에 안 되는가”라며 “왜 그렇게 파악을 못하고 그렇게 나이브하게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측이 방문 인사를 밝혔을 때 이미 청와대 예방 여부를 확인했어야 했다”며 “(친구에게) 아버지한테 인사하고 가라고 했는데 (친구가) 시간이 바빠서 그냥 간다고 한 것 아닌가”라고 비유하며 거듭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방한 전날인) 지난 3일 NSC 회의에서 북한측 세사람이 청와대를 방문하느냐, 마느냐를 갖고 어떻게 됐기에 김관진 안보실장이 언론에 브리핑까지 하면서 제안했으나 거절됐는가”라며 “대통령, 청와대 면담 카드를 그렇게 싸게 쓰는가. 그거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내가 만날 물밑대화를 하라고 하지 않는가. 대화를 자주해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된다”면서 “NSC에서 무슨 일이 있기에 그렇게 제안하고 무시를 당하는 일이 생기는가. 그건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잘못하지 않았는가”라고 추궁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북한 애들 또 와서 ‘대통령 만날래’라고 했을 때 ‘안 만난다’고 하면 지금처럼 또 이럴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측이 거절했다기보다는 정중하게 (우리 측에) 양해를 구한 것”이라며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남북간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은 통일부가 지난 4일 북한 3인방과의 회동을 ‘남북 고위급 회담’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회담과 접촉의 차이를 모르겠다”며 “4일 점심을 먹은 것은 ‘회담’이고 정부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와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만난 것은 왜 ‘고위급 접촉’이라고 표현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이어 “접촉은 너무 가벼운 이야기 아닌가. 실컷 준비해서 만나는 건 접촉이라고 하는 게 이상하다”고 재차 지적했지만 류 장관은 “그건 약간 다르다. 실무 접촉이라고 할 때도...”라며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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