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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질문에 등장한 '동독 슈타지'…무슨 일?


입력 2014.11.08 09:53 수정 2014.11.08 10:09        하윤아 기자

김진태 "대한민국에도 간첩이 최소 2만명은 있을 것"

‘동독 슈타지의 침투 그리고 서독의 방어’ 만프레드 빌케 외 2인 저/평화문제연구소 간.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 정치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때 아닌 책 한권이 거론됐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동독 슈타지의 침투, 그리고 서독의 방어’라는 책을 언급하며 “이 책에 의하면 서독에 간첩 2~3만명이 있으면서 서독 국회의원과 의원보좌관까지 포섭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앞서 황 장관에게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간첩의 수와 ‘5만명의 고정 간첩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증언한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말을 알고 있냐고 질문한 터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우리 대한민국에도 간첩이 최소한 2만명은 있다고 생각한다”며 “통독 당시 동서독을 합한 인구와 지금 남북한 인구에 큰 차이가 없다. 지금 북한 정권이 당시 동독 정권에 비해 간첩을 적게 보낼 리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 장관은 “의원님이 우려하는 바에 크게 공감한다”며 “수사 역량을 더 확보해 국가 안보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김 의원이 제시한 책은 동·서독 분단시기 동독의 정보기관인 ‘슈타지’의 자문위원이었던 만프레드 빌케 박사의 연구물이 한국어로 번역돼 출판된 것으로,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동독의 대서독 스파이 활동과 서독의 방첩실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빌케 박사에 따르면 동독 공산주의자들은 서독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보를 수집할 목적으로 세계2차대전 전후 1945년부터 조직적으로 공작기관을 구축하고 확대해 나갔다.

그 중에서도 ‘슈타지’는 동독 공작기관의 핵심으로 실제 서독에서 △인적 수단을 활용하거나 공개 정보를 이용한 정치·경제·군사 분야의 간첩활동 △반공 단체·언론에 침투해 활동을 저해하는 체제 전복 활동 △테러 조직 지원 △서독 정치인 반대 캠페인 또는 명예 실추 활동 △서독 정보기관에 대한 역공작 등의 공작 활동을 전개했다.

빌케 박사는 책에서 “슈타지는 동서독 분단 전 시기를 통틀어 독일 전체에 걸쳐 활동한 동독 정권의 사실상 유일한 기관”이라며 “동독 체제 붕괴 당시 슈타지에는 약 9만명에 육박하는 정직원이 소속돼 있고 이외에도 17만명 이상의 비공식 협조자들이 슈타지를 위해 활동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서독 내 슈타지 간첩망은 인구가 밀집해있는 서베를린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집중됐으며, 서독에서 활동한 슈타지의 숫자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관련 자료를 표본 추출한 결과 40년간 서독에서 대략 2~3만명 정도의 공작원들이 운영돼 온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바로 이 같은 책 내용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북 간첩 공작 활동 대응 실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김 의원은 “최근 개최한 한 세미나에서 북한공작원 출신 한 토론자는 간첩들이 무전기를 강에 던져 버리고 있다고 한다”며 “확실한 증거가 되는 무전기만 없으면 재판을 받더라도 무죄로 다 풀려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첩에게 가장 친절한 법관이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꼬집으며 ‘대공사건 전담재판부’ 설치를 강력하게 제안했다. 성폭력·소년·교통사건에도 전담재판부가 존재하고 있음에도 북한과의 대치라는 특수상황에 놓인 우리나라에 대공 전담재판부가 없다는 사실이 의아하다는 이야기다.

이밖에 최근 발생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북한 보위부 직파 간첩 사건’에서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며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대공 수사력과 대북 정보 수집 능력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선 개입 논란으로 불거진 국정원 사이버 심리전 활동 규제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국정원의 대테러 능력과 대북 정보능력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지적에서다.

이에 더해 지난 5일 통일부는 북한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정보 부서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통일부 정세분석국 산하 정보관리과를 폐지하고 인도협력 강화를 위한 전담기구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계획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정보관리과가 폐지되더라도 그 기능을 분석총괄과로 이관해 정보수집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북한정세지수·해외정보·탈북자 심층조사 등 북한 관련 공개 정보 가운데 첩보가 될 만한 사항을 추려내는 부서인 정보관리과의 폐지로 인해 향후 통일부의 정세분석 및 대북정보 수집 전문 역량이 약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통일부 안팎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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