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근호 모두 아니었다
박주영, 경기감각-공격본능 상실..이근호 포지션 문제
이근호·김신욱 부상 복귀 어려워 슈틸리케 감독 고민
이동국(35·전북)과 김신욱(26·울산) 공백을 메울 원톱 대안 찾기는 소득 없이 끝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요르단-이란과의 중동 원정 2연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한국은 요르단에 1-0 이겼지만 난적 이란에 0-1로 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과 김신욱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 공격진에 '브라질월드컵 멤버' 박주영(29·알 샤밥)과 이근호(29·엘 자이시)를 처음으로 발탁했다. 모두 대표팀 경험이 풍부한 데다 최근 중동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라 기대가 컸지만 돌아온 것은 물음표였다.
요르단전에서는 박주영은 원톱으로 나서 풀타임 소화했고, 이란전에서는 이근호가 선발로 출격하고 박주영이 후반 교체로 나섰다. 그러나 모두 골맛은 보지 못했다. 한국이 이번 2연전에서 한교원의 요르단전 결승골 외에 득점이 없었다는 것은 최전방 공격수들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박주영과 이근호는 모두 전형적인 원톱형 공격수와는 거리가 있다. 박주영은 최근 3년간 소속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면서 경기 감각과 공격 본능을 상실했다. 이근호는 대표팀에서 종종 최전방 공격수도 소화한 경험이 있지만 가장 적합한 포지션은 측면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박주영과 이근호를 최전방에 세운 한국의 공격은 사실상 제로톱에 가까웠다.
그러나 박주영은 상대 수비수들과의 거친 몸싸움을 당해내지 못하고 자꾸 외곽으로 밀려나오기 일쑤였고, 지나치게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공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근호는 왕성한 활동량과 연계플레이에 강점이 있지만 이란전에서 패스실수가 너무 잦았고 볼 관리 능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박주영과 이근호가 최전방에서 이동국-김신욱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현재로서는 이동국-김신욱 모두 아시안컵 까지 정상 컨디션 회복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들은 모두 제공권과 몸싸움에 강점을 지닌 타깃형 공격수에 가깝고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은 대표팀으로서는 아시안컵에서 확실한 공격루트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대표팀에 더 이상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없다. 12월 A매치 일정이 잡혀있지 않은 가운데 이번 중동 2연전이 올해의 마지막 A매치이자 아시안컵을 대비한 마지막 평가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진을 불안 요소로 남겨둔 채 내년 1월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를 구상해야 한다. 박주영과 이근호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줄지, 아니면 제3의 대안을 찾아야 할지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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