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혁신안 결국 의총서 결정 '셀프개혁' 가능?

혁신안 반대 의견 여전히 거센 가운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비판도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보수혁신위에서 마련한 혁신안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이하 혁신위)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혁신안이 결국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안은 이미 당내 강한 반발에 부딪힌 적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앞서 혁신위원인 김영우 수석대변인에게 ‘세비 관련 혁신안(무노동 무임금)은 조금 수정을 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현주 혁신위 대변인은 지난 17일 혁신위 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지난 의총에서 혁신안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혁신안을 전면 거부한 것이 아니라 혁신 취지에 얼마나 부합하는지의 문제와 조율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최종안은 의총을 거쳐 당 지도부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른 시일 내에 의총을 열어 혁신안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수정 요구를 혁신위가 거부하자 뜻을 바꾼 것이다.

이로 인해 그동안 혁신위가 내놓았던 ‘세비 동결’, ‘무노동 무임금’, ‘출판기념회 금지’ 등의 국회의원 특권을 파괴하는 안들의 통과 여부는 현직 국회의원들의 손에 달리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도 의총에서 쉽사리 통과 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의원들이 세비를 깎는 것과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흠 의원은 19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혁신안 중 출판기념회를 전면금지하는 것은 위헌 요소가 있으니까 보완하라는 것이고, 세비 문제는 회의 참석 여부를 놓고 차등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그 두 가지 안을 부분 수정하라는 것인데 계속 밀어붙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혁신안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혁신안이 너무나 지엽적이기 때문”이라며 “정강정책과 같은 혁신의 방향을 먼저 잡고 그 뒤에 수반되는 것을 해 나가야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혁신위에서 안을 수정하지 않고 다시 당으로 보낸다고 해도 결국 의원들이 반대를 하면 통과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에도 반대표를 던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치 전문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중이 제 머리 못 깎으니 지난번 의총에서도 부결된 것 아니냐”면서 “이번에도 비슷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신 교수는 본회의 참석에 따른 세비 삭감을 반대하는 김 의원의 주장에 “의원들이 선거운동 하는 것을 일로 봐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지역에 보좌관이 상주하고 있고 그 보좌관의 월급도 국민 세금으로 주는 데 우리 일로 보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이 지역 대표라는 측면에서 부분적으로 맞는 것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옳다고 보는 것은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국 반대하는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김 대표의 짐이 무겁다”며 “혁신을 해야 하는 현실적인 이유를 설명하며 설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혁신위는 오는 24일 전체회의에 김 의원을 포함해 혁신안에 반대했던 다수의 의원들을 공식 초청해 토론을 가지면서 혁신안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