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값 올랐는데 카드값 하락? 알고보니 '나혼자 본다 '
1인 가구 증가로 영화관 평균 카드결제금액 하락
현금 선호하던 영세가맹점에서도 카드결제 증가
전통적으로 소액 현금결제가 많던 편의점과 당구장, 찜질방, 주차장 등에서 카드결제가 늘어나면서 평균 카드결제금액 소액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화를 홀로 보는 솔로족 증가도 결제금액 하락의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이 커피전문점에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해 결제한 금액은 3조6727억원(추산)이다. 지난 2009년(6650억원)과 비교했을 때 5.5배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커피전문점의 평균결제금액은 8099원으로 외식 업종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패스트푸드(1만21원)와 제과점(1만56원)보다 낮은 액수다. 커피전문점 성장이 카드 평균결제금액 하락을 이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올해 전체 카드결제 중 1만원 이하 소액결제 비중은 41.6%다. 이는 지난 2000년(4%)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카드결제건수 절반 가까이 1만원 이하 금액이라는 얘기다.
가구 수의 변화도 평균 카드결제금액 소액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례로 지속적인 관람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서 평균 카드결제금액은 지난 2009년 1만5011원에서 올해 1만4573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평균 가구원 수 감소에 따라 가족단위 영화 관람에도 결제금액은 오히려 감소했다"면서 "여기에 혼자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증가가 영화관에서 평균 카드결제금액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통적인 소액 현금결제가 많은 가맹점에서 카드결제로 구매수단이 바뀌고 있는 것도 카드결제금액 소액화를 불러일으켰다.
지난 2009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당구장은 196%, 주차장 91.4% 열쇠·도장가게 33% 이상 가파른 속도로 현금에서 카드결제로 바뀌었다. 이들 대부분 소액결제가 대부분인 가맹점이기도 하다.
카드이용 늘어도 평균 카드결제금액 하락에 울상인 카드사
영세가맹점에서 카드결제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결제금액 소액화를 이끌어 카드사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밴(VAN) 수수료 등 고정비용 부담 증가가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 명목으로 결제금액의 2%(정률제) 정도가 카드사에 빠져나간다. 이 중 카드사는 단말기 설치나 전표수거, 통신업무와 같은 결제업무를 도운 밴사에 결제건당 70~120원(정액제)을 떼어준다.
예컨대 편의점에서 담뱃값 2700원을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54원(2%)을 수수료로 챙긴다. 카드사는 여기서 밴 수수료(평균 113원)와 관리비용 등을 빼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
지난 2009년 전체 가맹점 수수료에서 밴사에 떼어주는 수수료는 6.7%에서 해마다 증가해 지난해 11.2%를 찍었다. 소액결제로 전체 가맹점이 카드사에 낸 수수료 10% 이상 밴 수수료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1만원 이하 소액결제는 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로 받는 것보다 밴 수수료나 관리비용 등으로 나가는 게 더 많다"며 "카드이용이 아무리 증가하더라도 소액화도 가파르게 진행돼 카드사 수익은 정체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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