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8골' 호주, 이유 있는 닥공 축구 완성판
2경기 8골..홈 이점 더해 유리한 조건
한국, 호주전서 우승 가능성 판가름
“3골 먹으면 4골 넣겠다.”
2004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조 본프레레 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철학이다. 비록 8강전서 이란에 4골 내주며 탈락했지만 ‘공격축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본프레레호는 4경기에서 9골을 몰아쳤다.
이후 본프레레의 공격축구는 정상궤도에 올랐다. 독일과의 A매치서 3-1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호주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49)도 본프레레 전술과 닮았다. “1골 먹히면 2골 넣어 이기겠다”는 마인드로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물론 시련도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3전 전패로 탈락했다. 네덜란드, 칠레, 스페인을 상대로 3골을 넣었지만 9골을 내줬다. 공격축구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자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호주축구협회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지 않았다. 기회를 얻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초지일관 자세로 한 우물만 팠다. 그 결과가 ‘2015 아시안컵’이다. 조별리그서 쿠웨이트와 오만을 각각 4-1, 4-0 대파하고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호주의 공격축구는 무르익었다. 후반 종료 순간까지 상대를 몰아붙인다. 비결은 ‘체력’에 있다. 호주대표팀 절반이 유럽파로 구성됐고 나머지도 호주 A리그서 활약 중이다. 유럽리그와 호주리그는 현재 정규시즌이 한창이다. 따라서 호주대표팀의 체력은 완성돼 있다.
역대 아시안컵은 체력 싸움이었다. 전력이 엇비슷해 체력이 우세한 팀이 아시안컵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이번 대회는 홈 이점까지 등에 업은 호주가 절대 유리하다.
특히 호주는 이번 아시안컵서 공격수만 6명 선발했다. ‘백전노장’ 팀 케이힐(뉴욕 레드불스)을 비롯해 로비 크루세(바이엘 레버쿠젠), 매튜 레키(프랑크푸르트), 네이선 번스(웰링턴 피닉스), 토미 오어(위트레흐트), 토미 주리치(웨스턴 시드니)가 이름을 올렸다.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엔트리였다. 아시아 팀을 상대로 실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그보다 득점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주는 미드필더도 공격적인 성향이 짙다. 마크 브레시아노(알 가라파), 밀레 예디낙(크리스탈 팰리스), 마크 밀리건(멜버른 빅토리), 매트 맥케이(브리즈번 로어), 마시모 루옹고(스윈던 타운)는 공격수 못지않은 득점 감각을 뽐낸다.
공격에 올인한 호주의 약점은 ‘수비’에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컵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피지컬로 오만과 쿠웨이트 공격진을 무력화했다. ‘마크 슈워처 후계자’ 매튜 라이언 골키퍼의 선방도 눈부시다.
호주는 17일 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지한파’ 알렉스 윌킨슨(전북 현대)을 선발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윌킨슨은 지난 시즌 전북 우승 주역이다. K리그 간판 수비수로 성장, 한국 공격수의 특징을 잘 알고 있다.
호주는 언제나 한국에 위협적인 상대였다. 역대 전적도 6승 10무 8패로 한국이 밀린다. 2011 아시안컵에서도 1-1 무승부에 그쳤다. 당시 캡틴 박지성이 팀을 이끌었지만, 호주의 피지컬에 고전했다.
이번 대회에서의 한국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주축 선수들이 몸살과 부상 등으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데다, 공격력은 역대 대표팀 가운데 가장 떨어지는 수준이다.
홈 이점에다 최상의 전력을 구축한 호주와의 경기는 이번 대회 한국의 우승 가능성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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