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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노조, 'IT통합 중단' 진정서 제출


입력 2015.01.29 18:15 수정 2015.01.29 22:52        이충재 기자

노조 일각에선 "강경투쟁 배수진치자" 주장도

서울시 종로구 외환은행 본사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초강경 투쟁모드에 돌입했다.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예비인가 승인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뒤 노사 갈등이 절정에 달한 모습이다.

특히 외환은행 노조는 29일 금융위원회에 하나·외환은행의 IT부문 통합작업 중단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나금융이 현재 인력과 기술로 IT통합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촉박한 일정으로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통합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새로운 IT통합시스템 구축에는 최소 2~5년의 시간이 필요한데도 하나지주는 앞으로 9개월 만에 이를 끝내려고 한다”며 “하나금융지주의 일방적 계획이 그대로 강행될 경우 양 은행 및 금융산업 전반의 심각한 위험 발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재 하나지주가 진행하는 ‘IT 선통합-후개선 방안’은 통합작업 중 시스템 개선이 중단되고,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등 퇴보한 시스템”이라며 “향후 고객거래, 시스템, 보안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큰 만큼 금융당국의 책임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과거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합병 당시 ‘IT 선통합-후개선 방안’이 검토됐지만,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우려에 따라 차세대 시스템 개발로 방향을 전환했다”며 “지금까지 금융권 차세대 도입 또는 통합작업이 주사업자 없이 이뤄진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하나금융지주의 합병 예비인가 신청과 금융위원회의 합병 승인 움직임에 반발하며 노조위원장 삭발과 금융위 앞 농성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 일각에서는 현재 투쟁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강경투쟁으로 배수진을 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노조 지도부도 지지부진한 협상에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내부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측은 노조와 대화를 위한 시도를 계속이어가고 있는데도 노조측에서 ‘진정성 부족’ 등 근거 없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외환은행 경영진은 전날 노조에 2월 17일까지 하나은행과의 조기 통합을 위한 노사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일방적인 통보”라며 대화를 거부했다.

한편 금융위가 지난 28일 정례회의에서 하나?외환은행 통합 예비 인가 건을 다루지 않아 내달 11일 정례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노사가 여전히 ‘만족스러울만한’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어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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