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수습만' 맨유 루니는 참고 있다?
판할 감독의 지나친 포지션 파괴로 루니 활용도 떨어져
“페널티박스에도 접근하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폴 스콜스(40)가 루이스 판 할(63) 감독을 향해 작심한 듯 내뱉은 말이다.
판 할 감독은 명장이 분명하지만, 자기 철학이 너무 강하다. 포지션을 파괴하고 멀티 플레이어를 양산하는 ‘토탈사커’를 맨유에 접목 중이지만 부작용이 심하다.
맨유는 네덜란드가 아니다. 웨인 루니는 ‘축구 종가’ 영국에서 상징적 존재다. 그동안 어떤 슈퍼스타도 맨유에선 조연에 불과했다. 호날두, 베르바토프도, 테베즈, 박지성 등도 주인공 루니를 빛내기 위한 양념이었다.
그런 루니가 지금 판 할 감독 밑에선 반대로 ‘양념’이 됐다. 로빈 판 페르시, 팔카오 뒤를 봐주고 있다. 루니는 지난 12일 번리전에서 최종 수비라인까지 내려왔다. 아무리 맨유 허리진이 부실하더라도 루니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겨선 곤란하다.
지나친 포지션 파괴는 모두에게 상처 주는 행위다. ‘전문 미드필더’ 펠라이니가 공격수로 변신했고, 스코어러 루니가 미드필더로 내려앉았다.
루니의 공격력은 죽지 않았다. 올 시즌 팀 내 2위(21경기 8골)를 달리고 있다. 루니는 페널티박스에도 접근하기 어려운 포지션에서 8골이나 뽑아냈다. 반면, 공격수 팔카오는 4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루니는 판 페르시보다도 나은 공격옵션이다. 루니는 2013-14시즌 29경기 17골을 폭발했다. 반면 판 페르시는 21경기 12골에 그쳤다. 판 페르시가 최전방에 서고, 루니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판 할 감독은 올 여름이적시장에서 “전문 중앙 미드필더를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동안 헌신한 루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만약 판 할 감독의 구상에 루니가 모호한 존재라면 (루니가) 원하는 클럽으로 보내주는 게 현명하다. 루니는 조연급이 아니다. 루니는 잉글랜드 대표팀 부동의 주전 공격수다.
판 할 감독은 최근 ‘BBC’ 등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루니는 내가 원하는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불만을 토로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루니는 이른바 ‘절구통 드리블’로 유명하다. 다부진 피지컬과 균형, 역동적인 기술로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페널티박스 안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 그물을 찢을 듯한 파워 슈팅과 헤딩, 오버헤드킥 등 그야말로 온몸이 무기다.
그런 루니가 지금 하프라인에서 공격수들의 잘못을 수습하고 있다. 루니는 인내하고 있다. 루니의 진가를 잘 아는 스콜스가 맨유 현실을 개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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