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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탈 최소 7표 뒤에 숨은 당심의 의미는


입력 2015.02.16 17:53 수정 2015.02.16 18:28        조성완 기자

"150표 이상" 예상 깨고 마지노에 불과 7표 차이

정가 "향후 여권 단일대오 더욱 힘들 조짐" 분석도

16일 오후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본회의장에 입장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입장하기를 기다리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야당 의원들이 입장하자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 결과 재석281, 찬성148, 반대128, 기권5로 가결을 선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 처리된 직후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6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가결 처리된 직후 의원석에 모여 무언가 논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라는 우여곡절 끝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통과로 세 번째 낙마는 면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번 표결로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일각에서는 “상처뿐인 아슬아슬한 외줄타기 통과”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여야는 16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갔다. 당초 야당의 반대로 여당의 단독처리가 예상됐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표결 참여를 결정하면서 여야 표 대결이 이뤄졌다.

정치권에서는 ‘야당 소속 충청권 의원들의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새누리당 의원 155명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찬성표가 148표에 그친 것이다. 새누리당에서 최소 7표의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야당의 이탈표를 감안할 때 그보다 더 많은 표가 이탈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내부 결속에 사활을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자까지 낙마할 경우 국정 동력 상실은 물론 1년 앞으로 다가올 총선까지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정부와 여당이 공멸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한 듯 김 대표를 비롯해 새누리당 지도부는 본회의를 앞두고 두차례의 의원총회를 갖는 등 출석을 독려하며 표 단속에 나섰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다른 할 말은 없고,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반드시 표결처리가 돼야하고, 의원님들 절대다수의 동의를 받아서 무사히, 무난히 인준처리가 되는 것으로 최고위원들도 뜻을 모았다”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인준을 계기로 새로운 더 큰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집권여당과 박근혜 정부는 공동운명체이면서 원 패밀리”라고 이 후보자의 인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지도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이탈표는 발생했다. 김 대표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 개인의 소신이 발휘된 것으로 민주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고 과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는 가까스로 겨우 리더십의 관문을 통과한 셈”이라며 “두 사람 입장에서는 ‘그나마 노력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만신창이뿐인 외줄타기 통과였다”고 지적했다.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도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첫 시험대를 통과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는 상처를 입었다”면서 “뿐만 아니라 이 후보자는 여당에서도 비토를 받는 후보가 되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모두 상당히 상처를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번 표결을 계기로 한동안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온 ‘친이계’ 이재오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는 군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은 소리를 택한다. 정치인은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며 이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친박계에서 이 의원의 발언을 ‘이탈표의 신호탄’으로 인식할 경우 친박계와, 친이계가 포함된 비박계 간의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20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당내 갈등이 재발하면 그 여파는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도 있다.

최 소장은 “절박한 시기에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점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이 얼만나 컸는지, 당 내부에서 계파간 갈등구조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반증하는 것”이라면서 “그나마 아직까지는 박근혜 정부가 완전히 망가지기를 바라지 않는 일말의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로 통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정말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며 “특히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이번 표결을 뼈 아프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언제 레임덕이라는 큰 일이 터질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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