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5EOU1' 골맛 잊은 FC서울, 팬들 끓고 있다
21일 서울월드켭경기장 관중석에 불만 토로 현수막 걸려
답답한 공격에 일침 가하고 슈퍼매치 대패도 꼬집어
FC서울이 골 넣는 법을 잊어버리면서 팬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광저우헝다전에서 팬들은 '골 좀 넣자', 'FC5EOU1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독수리' 등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답답한 공격력에 일침을 가하는 동시에 지난 18일 라이벌 수원과의 슈퍼매치 1-5 대패를 꼬집는 한풀이었다.
경기 도중 동쪽 관중석에서 나타난 이 현수막은 경기 직후 최용수 감독과 선수들이 북쪽 서포터 석으로 인사하러 가자 함께 이동했다. 일부 관중들은 야유했다. 답답한 경기를 이어가고 있는 선수단을 향해 서운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서울은 광저우와 0-0으로 비겼다. 여전히 팬들의 답답함을 풀어주지 못했다.
이러한 팬들의 울분은 과거 '무공해 축구(무조건 공격해)'를 내세웠던 서울의 행보가 최근 달라졌기 때문이다. 서울은 지난 2월15일 하노이(베트남)와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서 7골을 폭발하며 화끈한 시즌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그날 이후 '무딘 창'만 휘두르고 있다. 서울은 K리그 포함 이날까지 13경기 치르는 동안 1경기에서 2골 이상 넣은 적이 없다. 무득점으로 마친 것도 4경기다.
서울의 답답한 공격은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주득점원 데얀과 중원을 이끌던 하대성이 중국으로 떠나자 최용수 감독은 '스리백' 전술을 시즌 중반까지 활용했다.
특히, 지난해 6~7월 열린 브라질월드컵 도중 네덜란드와 칠레를 비롯한 돌풍의 팀들이 스리백을 활용하면서 서울은 세계축구의 흐름을 앞서가는 듯했다. 실제 최용수 감독은 이러한 실험을 하면서도 지난해 서울을 리그 3위(15승10패)에 올려놔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은 지나치게 수비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 중 득점 6위(42골)라는 빈약한 득점력을 드러냈다. 데얀과 하대성이 중국으로 떠난 것을 고려한 전술적 변화였지만 결과적으론 "공격 축구 하겠다"고 했던 시즌 전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이를 비판한 일화도 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11월2일 서울전 직후 "서울과 같은 강팀이 수비축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홈경기임에도 스리백으로 내려선 최용수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
서울의 문제는 올 시즌 안에 실마리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데얀과 하대성의 공백 이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실험만 거듭하는 중이다. 상대적으로 그들과 비슷한 수준의 선수 영입이 이뤄지지 않은 게 크다. 최근 영입한 박주영은 4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1득점을 한 것 외엔 슈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박주영은 AFC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도 하지 못해 사실상 전력 외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서울의 선수층이 올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고 있는 전북, 수원, 성남보다 탄탄하다고 볼 수도 없다. 사실상 서울이 리그, FA컵, AFC 챔피언스리그를 동시에 소화하며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긴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차라리 리그에서 화끈한 공격축구라도 펼치며 팬들의 마음이라도 돌려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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