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오르는 류현진…ML 살인일정 독 됐나
순조롭게 재활 이어가다 결국 수술하기로 결정
류현진 물론 마쓰자카, 다르빗슈도 3년차에 부상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류현진(28·LA 다저스)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LA 타임즈'와 'CBS 스포츠'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20일(한국시각), 류현진이 오는 22일 어깨 수술을 받게 돼 사실상 시즌 아웃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3월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통증을 느낀 뒤 곧바로 전력에서 이탈, 휴식을 취하며 캐치볼과 불펜 투구로 이어지는 재활 과정을 거쳤다. 순조로울 것으로 보였던 복귀 과정이었지만 암초는 지난 2일 세 번째 불펜 투구에서 나타났다.
당시 류현진의 직구 구속은 평소에 훨씬 못 미치는 시속 132~135km에 형성됐고 곧바로 훈련이 중단됐다.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을 6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했고, 보다 면밀하게 부상 부위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결국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어깨 수술이었다. 이로써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여정은 3년 차에 ‘일시 중지’ 상태가 됐다.
그러면서 일각에서는 예견된 부상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휴식일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5인 로테이션을 고수, 4일 휴식 후 등판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어마어마한 이동거리와 시차까지 고려하면 체력적인 어려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류현진은 물론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일본인 투수 대부분이 겪었던 문제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5일 또는 6일 휴식일을 보장받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일주일에 한 차례 등판하는 일정이었다.
실제로 다저스 이적 후 2년간 총 56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이 중 25경기가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는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했다. 하지만 5일 휴식(11승 4패 평균자책점 3.20) 또는 6일 이상 휴식(7승 3패 평균자책점 2.48) 때에는 보다 좋은 성적을 남겼다. 무엇보다 통산 피홈런(23개) 중 절반 이상(15개)이 4일 휴식 등판에 몰린 점이 눈에 띈다.
또한 메이저리그의 강타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매 이닝 전력투구가 불가피했다. 사실 류현진은 한화에 몸담았을 당시 상위 타선 또는 위기 상황이 아니면 한결 여유로운 투구로 체력소모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난 뒤에는 매 이닝이 긴장의 연속이었고, 그만큼 어깨도 부담을 느꼈다.
이는 류현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특급 선수들도 3년 차에 탈이 나기 일쑤였다. 대표적인 선수가 마쓰자카 다이스케(35·소프트뱅크)와 다르빗슈 유(29·텍사스)다.
보스턴 입단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마쓰자카는 빅리그 첫해 15승 12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기량을 인정받았고, 이듬해 18승 3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3년차였던 2009년, 투수에게 치명적이라 할 수 있는 어깨부상이 찾아왔고 결국 그해 12경기만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다르빗슈도 3년차 부상을 피해가지 못했다. 첫해 192이닝을 던진 뒤 이듬해 209.2이닝 소화로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고무팔’로 인정받았지만 3년차였던 지난해 결국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한 채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다르빗슈를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 한 원인은 팔꿈치였다.
마쓰자카의 경우 일본 시절 너무 많은 공을 던진 것이 부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일본에서의 8년간 연평균 25.5경기에 나선 그는 무려 175.2이닝을 소화했다. 이는 당시 일본에서도 혹사 논란이 뜨겁게 불거질 정도였다.
다르빗슈도 많이 던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다르빗슈는 니혼햄에서의 7시즌 1268.1이닝(연평균 181.1이닝)을 던졌고 완투도 55경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부상 원인이 일본에서의 혹사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올해 초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서 “투구수 때문이 아닌 등판 간격이 문제인 것 같다. 4일 휴식과 5일 휴식에 따라 팔꿈치 상태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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